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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 테러> 반복되는 테러…유럽경제 회복 불씨 꺼뜨리나

<브뤼셀 테러> 반복되는 테러…유럽경제 회복 불씨 꺼뜨리나

입력 2016-03-23 10:01
업데이트 2016-03-2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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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일상화’에 시장반응 제한적…디플레·브렉시트 등 겹악재에 우려↑

벨기에 브뤼셀에서 22일(현지시간) 연쇄 테러가 발생하면서 유럽 경제를 둘러싼 우려가 커졌다.

증시와 외환시장은 테러 소식에 순간 출렁였다가 낙폭을 만회하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테러의 반복은 1차적으로 유럽의 핵심산업 중 하나인 관광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아울러 경제인구의 이동을 줄이면서 소비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디플레이션 극복이 당면 과제인 유럽 경제로선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가능성에 되풀이되는 테러 리스크까지 맞물리며 복합 악재에 직면하는 모습이다.

◇ ‘테러의 일상화’…유럽 금융시장 반응은 제한적

유럽연합(EU)의 심장부인 브뤼셀에서 연달아 테러가 발생한 당일 금융시장의 충격은 크지 않았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개장 직전 테러 소식이 전해지면서 장 초반에 일제히 하락했지만, 이후에는 소폭 상승한 채로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개장 30분 만에 전날보다 1.2% 빠졌다가 등락을 거듭하면서 0.13% 오른 6,192.74로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지수도 0.42% 상승한 9,990.00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지수는 0.09% 오른 4,431.97에 각각 마감했다.

안전자산인 금과 엔화도 강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예상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금은 이날 최고 온스당 1천260.3달러까지 올랐다가 23일 오전 6시 57분(한국시간) 현재 달러당 1,248.4 달러로 떨어졌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도 달러당 111.4엔까지 내렸다가 다시 112.4엔 수준을 회복했다.

유로화 대비 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05% 오른 유로당 1.12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비교적 담담한 반응은 최근 몇 년간 유럽 등지에서 테러가 반복된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투자자들이 테러에 둔감해지거나 일종의 학습효과가 작용했을 수 있다는 얘기다.

당장 지난 13일 터키 앙카라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있었고, 지난해 11월에는 프랑스 파리 테러, 10월에는 러시아 민항기 테러가 발생했다.

미국 CNBC 방송은 “투자자들이 서방국가에 대한 공격이 잦아지면서 이 같은 사건에 단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위대 국제금융센터 유럽팀장은 “그간 테러가 터키, 중동, 유럽에서 연이어 발생했었고 테러 이후에도 주가가 곧 회복될 것이라는 사실을 투자자들이 학습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해 파리 연쇄 테러 당시에도 보였던 모습이다.

지난해 11월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대규모 연쇄 테러가 일어난 이후 첫 거래일이었던 16일 유럽 주요국 증시는 프랑스를 제외하고 모두 상승 마감했다.

심지어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9.6% 내린 18.16을 보이기도 했다.

◇ “후폭풍이 더 무섭다” 관광객 줄고 브렉시트 우려도 가중…경제 회복 걸림돌

금융시장의 움직임보다 더 큰 문제는 유럽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다.

우선 유럽의 관광산업이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유럽 증시가 선방한 가운데서도 항공·여행주는 크게 하락한 것이 이를 보여준다.

이날 호텔업체 아코르 주가는 5% 하락했고 에어프랑스-KLM, IAG, 루프트한자 등 항공사는 약 3% 떨어졌다.

익스피디아, 트립어드바이저, 프라이스라인 등 여행업체들도 2%씩 내렸다.

글로벌 정보업체 IHS는 이날 보고서에서 “브뤼셀 테러는 다른 여러도시에서도 잠재적으로 동시다발 테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위험을 드러냈다”고 진단했다.

관광객뿐만 아니라 유럽 내 소비자가 지갑을 닫을 가능성이 크다.

그간 유럽은 낮은 물가상승률 때문에 고민해왔다.

지난달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 떨어지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깊어진 상황이다.

여기에 테러 영향으로 전체적인 소비가 줄어들 수 있다.

김위대 팀장은 “유럽은 GDP 대비 여행 산업 비중이 8%, 기타 서비스업까지 합치면 12%로 상당하다”며 “특히 이번에 공항 테러로 여행산업이 타격을 받고 소비 회복세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브렉시트 가능성이 커진 점도 유럽 경제에 악재다.

이민자 유입에 반대하면 영국의 탈퇴를 주장하던 이들의 주장이 이번 테러로 힘을 얻게 됐기 때문이다.

이번 테러가 한국 경제에 미칠 직접적인 영향은 일단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테러 사태로 유럽의 소비침체가 길어질 경우 한국도 2차, 3차 영향권에 들 수는 있다.

유럽연합(EU)은 한국의 주요시장인데다 중국의 최대 교역국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시차를 두고 세계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점치는 관측이 나온다.

국제 싱크탱크인 경제평화연구소(IEP)는 지난해 발표한 세계테러리즘지수(GTI) 보고서에서 2014년 테러에 따른 경제적 비용이 529억 달러로 2000년에 비해 10배로 늘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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