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VS 벨기에, 턴불 호주 총리의 발언 놓고 감정싸움 격화

호주 VS 벨기에, 턴불 호주 총리의 발언 놓고 감정싸움 격화

오상도 기자
입력 2016-03-24 19:25
수정 2016-03-24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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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 테러’ 악용한 반이민 발언 도마에

 벨기에 브뤼셀 테러 직후 유럽 난민 사태를 거론하며 자국의 반(反)이민정서를 부추긴 멜컴 턴불(사진) 호주 총리에게 따끔한 충고가 돌아왔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주호주 벨기에 대사인 장루크 보드손이 “턴불 총리의 발언은 위험하며 비상식적”이라고 비난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이번 사태가 자칫 양국의 외교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보드손 대사는 이날 호주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일갈했다. 지난 22일 고국 벨기에에서 일어난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테러를 언급하면서, “턴불 총리의 발언은 오히려 IS가 원하는 난민과 원주민의 갈등을 부추기는 행위”라며 날을 세웠다.

 그는 “브뤼셀에서 일어난 테러는 난민이 아닌 유럽에서 태어나고 자란 외국계 이민자의 후손이 저지른 것”이라며 “테러범들은 모두 유럽인이기에 (턴불) 총리의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턴불 총리는 전날 밤 호주 싱크탱크인 로위 연구소의에서 행한 연설에서 IS가 유럽에 조직원들을 보내기 위해 난민 사태를 활용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 최근 정보를 거론하면서 유럽의 사회적 환경이 점차 테러범들이 활동하기 적합한 조건으로 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브뤼셀 테러로 유럽 국경에 빈틈이 많은 허점이 드러났다며 유럽에는 내부 국경이 없으며 외부 국경은 관리가 어렵다고도 말했다. 유럽의 정부들은 실패하거나 방치된 통합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반면 턴불 총리는 유럽 국가들과 달리 호주의 경우 “역량 있는 정보기관과 안전한 국경, 성공적인 다문화 사회” 등을 통해 유럽보다 테러리즘에 잘 대응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이 같은 턴불 총리의 발언은 자국 영해로 들어오는 난민들을 쫓아내면서 이를 IS 세력의 확장을 막기 위한 대응책으로 강조하는 호주의 정책을 두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가 파리 테러에 이은 브뤼셀 테러의 충격에 휩싸여 추모 분위기에 접어든 가운데 나온 턴불 총리의 발언들은 모두 도마에 오를 것이라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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