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일부 고위 공무원 봉급 2천만원...수치스러운 일”
부패척결을 공약으로 지난해 10월 대통령에 당선된 동아프리카 탄자니아 대통령이 고위 공무원들의 봉급을 최대 60% 이상 삭감하겠다고 발표했다.존 마구풀리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지지자들에게 “일부 고위 공무원의 봉급이 미화 1만8천달러(약 2천70만 원)라는 사실이 수치스럽다”며 “공무원 중에는 월 140달러를 받는 이들도 많다”라고 개탄했다.
대통령은 “(고위 공무원 중) 7천 달러 이상의 봉급을 원하는 이들은 다른 직업을 알아봐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취임 이후 처음으로 고향인 서북부 차토 지역을 방문한 마구풀리 대통령은 대통령실 등에서 사용하는 공공지출 비용도 줄여나갈 것을 약속했다.
그는 새로운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오는 7월 1일부터 고위 공무원 봉급 삭감 등을 시행할 것이라며, 봉급이 적은 하위직 공무원들에 대해서는 임금을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건설부장관 재직 시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남다른 열정으로 ‘불도저’란 별명을 얻은 마구풀리 대통령은 ‘몇몇 천사는 천국에 사는’ 반면 ‘대부분은 지옥에서 고통받는다’라는 표현을 빌려 정부 내 상·하위직 공무원의 임금 격차를 꼬집었다고 BBC가 현지 일간 더 시티즌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마구풀리 대통령은 또 현행 11%인 소득세율 9%로 줄일 것이라며 “정부는 세금을 거둬들이고 싶지만, 근로자들이 집에 가져가는 금액도 생각해봐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은 끝으로 “우리는 스스로 힘으로 일어서야 한다. 열심히 일해서 탄자니아가 자금 공여국의 지원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주문했다.
미국은 전날 대선이 치러진 지난해 10월부터 일어난 자치령 잔지바르의 유혈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탄자니아 전력 프로젝트에 4억7천200만 달러를 지원하는 계획을 철회했다.
마구풀리 대통령은 작년 11월 5일 취임 이후 독립기념일 공식 행사도 취소하는 등 일련의 비용절감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