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클린턴 때리기 전략변화…조심스러운 모욕”

“트럼프, 클린턴 때리기 전략변화…조심스러운 모욕”

입력 2016-05-17 12:00
업데이트 2016-05-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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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여성표 공략 전략은 인신공격, 그러나 부드럽게”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취약 지지층인 여성의 표심을 자극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들고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가 민주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낙점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한 인신공격을 여성 표 공략법으로 내세웠지만, 과거 발언에 비해선 조심스러운 접근 방식이 될 것이라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는 특히 올가을 대선 TV토론에서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 추문을 클린턴 전 장관의 면전에서 들춰내며 집중 공략할 방침이라고 신문은 소개했다.

트럼프는 NYT와 한 전화인터뷰에서 “남편 문제에 대한 당시의 대응을 놓고 클린턴 전 장관이 지금 어떻게 판단하는지를 캐묻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인신공격에 나서더라도 “여성들이 클린턴 전 장관이 남성에 의해 모욕당하거나 따돌림당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전략적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런 ‘한결 조심스러운 모욕(gentler humiliation)’ 전략에 대해 여성 유권자들이 트럼프의 ‘돌직구’성 모욕적 발언에 반응하지 않자 의도적으로 공세 수위 조절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2008년 민주당의 뉴햄프셔 주 프라이머리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길 것이라는 여론조사의 예상과 달리 클린턴 전 장관에게 패배했는데,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클린턴 전 장관을 멸시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여성들이 ‘힐러리 돕기’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NYT는 전했다.

또한 2000년 상원의원 선거 때도 공화당의 상대 후보인 릭 라지오 전 하원의원이 클린턴 전 장관의 ‘사적 영역’을 공격했을 때도 여성들은 클린턴 전 장관 쪽으로 결집했다.

트럼프는 “단순히 힐러리에 대한 저속함을 갖게 하는 것만으로는 안된다”며 “유권자들이 남편의 여자들을 파괴한 힐러리의 인격을 응시하도록 해 과연 힐러리가 진실하고 믿을만한 사람인지를 보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NYT는 “트럼프가 공화당 경선 경쟁자들에게 ‘거짓말쟁이 테드’(테드 크루즈), ‘꼬마 마코’(마코 루비오) 등의 별칭을 붙여주는 심리학적인 전략을 세운 것처럼 클린턴의 성격을 공격하는 방식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또 국무장관 시절 개인 이메일로 공무를 본 ‘이메일 스캔들’과 최대 외교실책으로 꼽히는 ‘벵가지 사건’에 대해서도 클린턴 전 장관의 반응을 유권자들이 직접 살필 수 있도록 방침이라고 밝혔다.

비록 과거보다 ‘톤 다운’ 모양새를 취하지만 트럼프가 인신공격에 매달리는 것은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반대표 확산뿐 아니라 뿔뿔이 흩어진 공화당 지지층의 표심을 모으는 데도 효과적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아울러 트럼프 자신의 여성 비하적 행태로 향하는 시선을 분산시키는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경선에서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를 도왔던 공화당 전략가 마이크 머피는 “트럼프로서는 7월 전당대회 이전에 그에게 적대적인 대의원들을 규합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이야말로 ‘클린턴을 무는 큰 개(a great Clinton attack dog)’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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