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대형사고 뒤에 또 테러추정 여객기 추락
잇따른 대형사고로 침체한 이집트 관광산업이 여객기 지중해 추락사고로 더 큰 타격을 받을 처지에 놓였다.승객과 승무원 66명을 태우고 프랑스 파리에서 출발해 이집트 카이로로 향하던 이집트항공 MS804기는 19일(현지시간) 지중해에 추락했다.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집트 시나이반도 샤름 엘 셰이크를 이륙해 러시아로 가던 비행기가 테러를 당한 직후인 지난해 11월부터 이집트 관광산업은 회복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까지도 유럽과 러시아 항공업체 상당수는 시나이반도로 가는 항공편 운항을 재개하지 않았다.
이집트를 찾은 관광객이 피해를 보는 사고가 연이어 일어나면서 안전에 대한 우려가 눈덩이처럼 커졌다.
지난 3월 가짜 폭탄 조끼를 입은 납치범이 이집트항공 국내선 여객기를 공중 납치됐다.
작년 9월에는 이집트 군경이 멕시코 단체 관광객을 테러리스트로 오인하고 이들에게 총격을 가해 12명이 숨졌다.
올해 들어서도 1월에 카이로 피라미드 인근에서 괴한이 관광버스를 공격했고, 홍해안 관광도시 후르가다에 있는 호텔에서도 괴한 공격으로 관광객 3명이 다쳤다.
이집트 국내총생산(GDP)에서 관광은 6%를 차지하며 전체 노동력의 12%인 100만 명 이상이 관광업에 종사한다.
올해 1분기 이집트를 방문한 관광객은 작년 같은 기간(220만명)보다 절반가량 줄어든 120만 명이었다. 이 기간 관광 수입은 15억 달러에서 5억 달러로 급감했다.
작년부터 잇따라 발생한 사건·사고 여파로 호텔 수십 개가 문을 닫았고 홍해 다이빙 업체 50여 곳도 사업을 접었다.
시나이반도 타바에 있는 한 대형 호텔에서는 객실 점유율이 겨우 6%에 불과하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이집트는 시나이 반도 주변 경찰력과 병력 주둔을 늘리고 성 캐서린 수도원 등 주요 관광지를 방문하는 국민에게 호위대를 제공해왔다.
정부로서는 관광산업이 회복할 수 있다고 업계가 희망을 내비치던 찰나에 이번 여객기 추락 사고가 터져 더욱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집트는 지난 수년간 경제와 관광산업을 강타한 위기로부터 무난하게 회복하려고 무척이나 애를 썼고 결실을 앞두고 있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에게 지난해 러시아 항공기가 테러를 당한 샤름 엘 셰이크로 가는 국적기 운항을 재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후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는 고대 유적도시인 이집트 남부 룩소르를 2016년 세계 관광 수도로 선정하기도 했다.
서방 관광객 감소로 고심하던 이집트는 중국, 말레이시아, 조지아 등지에서 새로운 관광객을 유치하고자 애썼으나 돌출 악재로 노력이 물거품될 위기에 몰리고 말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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