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당국, 추가 잔해 발견·블랙박스 확보에 총력
지난 19일 지중해 상공에서 실종된 이집트 여객기에 사고 직전 문제가 발생했던 것으로파악됐다고 AP통신이 22일 항공전문 웹사이트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날 ‘에비에이션 헤럴드’가 공개한 사고 여객기 이집트항공 MS804기의 비행 기록에 따르면 추락 직전 사고기 화장실에서 연기가
감지되고 조종실 창문 2개에 결함이 생겼다는 신호가 포착됐다.
사고 당일 오전 2시 12분(이집트 시간) 여객기가 그리스의 카소스 섬 상공을 지나 이집트를 향해 지중해 동부 쪽으로 비행한 지 약 15분이 채 안 돼 벌어진 일이다.
프랑스 항공사고조사국 대변인 세바스티앵 바르트는 “이러한 신호는 일반적으로 화재가 발생했을 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바르트 대변인은 그러나 신호들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고하며 “그 외 모든 것은 순수한 추측”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CNN방송도 이날 항공 전문가의 분석을 인용해 조종실 창문 가열, 조종석 아래 항공 통신 장치에서 나온 연기 등의 이상 징후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한 항공 전문가는 “이러한 정황들은 고의적 행동이나 기술적 고장 등 재앙적 결함이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여객기 추락 원인으로 화재에 따른 기체 결함은 물론 조종실에서 돌발 상황이 발행했거나 조종사에게 예상치 못한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미국 LA타임스는 다양한 사고 원인 가능성을 제시하며 “조종사가 의도적으로 비행기를 추락시키기 위해 자살을 감행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집트 외무부 대변인은 이러한 추정에 대해 “경의를 표하지 않는 보도”라고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프랑스 항공사고조사국은 전날 사고 여객기의 기내 “여러 곳”에서 연기가 감지됐다고 밝혔다.
항공기 운항정보 교신시스템(ACARS)에 따르면 연기가 발생한 곳은 기내 화장실 한 곳과 여객기 전자장치 등이다.
그러나 조종실에서 돌발적 상황이 생기고 기내에 연기가 발생했다는 정보만으로는 여객기 추락 원인을 규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집트의 항공 전문가 호삼 엘하미 샤케르는 “연기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미스터리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집트 당국은 구체적인 추락 원인을 언급하지 않은 채 여전히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추락 원인을
규명해 줄 사고기의 블랙박스를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집트 해군은 전날 여객기 실종 해상 인근에서 비행기 잔해와 탑승객 소지품, 시신 등을 추가로 발견하고 이 중 일부의 사진을 찍어
공개했지만, 블랙박스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사고 해역의 수심은 약 2천500m~3천m지만 블백박스는 수심 6천m에서도 탐지될 수 있다.
승객과 승무원 66명을 태운 MS804기는 지난 18일 밤 11시 9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출발해 이집트 카이로로 가던 중 다음날인
19일 새벽 2시 45분께 갑자기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사고 만 하루 뒤인 20일 오전 이집트 해역 인근에서 여객기 잔해와 탑승객 소지품이 처음 발견됐다. 이집트 당국은 탑승객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일부 전문가가 테러를 의심하는 상황에서 폭탄 설치, 납치, 조종사의 고의적 조작, 조종실 다툼, 기술적인 결함 등 추락 원인을 둘러싸고 다양한 추론이 제기되고 있다.
여객기를 공격했다고 주장하는 테러 단체는 지금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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