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파 反난민 포스터에 논쟁 폭발…“나치식 선전 vs 현실”

브렉시트파 反난민 포스터에 논쟁 폭발…“나치식 선전 vs 현실”

입력 2016-06-20 11:08
업데이트 2016-06-20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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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진영서도 역풍…무슬림 정치인 브렉시트 지지 철회

영국의 유럽연합(EU) 잔류와 탈퇴를 묻는 국민투표가 임박한 가운데 탈퇴(브렉시트) 찬성파가 내세운 포스터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대표적인 브렉시트 지지자인 나이절 패라지 영국 독립당 당수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유럽 입성을 위해 줄지어 선 난민 수백 명의 모습과 함께 ‘브레이킹 포인트’(Breaking Point·한계점)라고 쓰인 포스터를 공개했다.

그동안 쌓였던 브렉시트 찬반 논쟁은 이 포스터 한 장에 폭발했다. 영국의 EU 잔류와 난민 위기를 엮어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외국인 이민자를 막을 기회라는 듯이 선전한 것으로 비쳤기 때문이다.

EU 잔류파는 이 포스터가 인종주의와 증오를 부추기는 “나치와도 같은 선전”이라며 국민을 분열시키려는 본색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맹공을 펼치고 있다.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은 이 포스터가 1930년대 독일 나치가 했던 선전을 메아리처럼 되살린 것이라면서 근거 없는 주장이 아니라 사실과 논리에 바탕을 둔 주장을 펼치라고 맹비난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19일 BBC 방송의 브렉시트 토론장 ‘퀘스천 타임’에 출연해 이 포스터는 “그저 잘못된 것”이라며 “사람들을 겁주고 분열시키려는 시도”라고 단호히 말했다.

영국 제2 노조단체인 UNISON의 데이브 프렌티스 사무총장은 이 포스터가 인종차별법을 위반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포스터는 같은 브렉시트 찬성파로부터도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영국 보수당의 주요 브렉시트파 인사로 무슬림인 사예다 와르시 전 보수당 의장은 “이 ‘한계점’ 포스터가 내게는 ‘더는 이것을 지지할 수 없다’고 말할 한계점이 됐다”며 “‘떠나라’(탈퇴 진영)를 떠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와르시 전 의장은 20일자 일간 더타임스에 실린 인터뷰에서 “우리가 정말 투표에서 이기자고 증오와 외국인 혐오증(제노포비아)을 퍼뜨려야 하겠느냐. 너무 멀리 갔다”고 비판했다.

‘탈퇴에 투표를’(Vote Leave) 진영을 이끄는 마이클 고브 법무장관 역시 BBC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 포스터를 봤을 때 몸서리를 쳤다”며 “이건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패라지 당수는 현실을 반영한 것일 뿐이라고 응수하고 있다.

그는 19일 ITV에 출연해 자신은 증오를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증오로부터 희생당하고 있는 정치인이라며 “이 포스터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사실을 반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일 아침에 나올 새로운 포스터도 있으며 우리는 매일 새로운 포스터를 공개하겠다”며 영국 국경에서 일어나는 일을 외면하지 않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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