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고 있나…중국, 아웅산 수치 ‘극진 대접’

미국 보고 있나…중국, 아웅산 수치 ‘극진 대접’

입력 2016-08-21 15:03
업데이트 2016-08-2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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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리커창 수뇌부 총출동…지방 시찰 예우

미얀마 민주화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가 4박 5일간 중국 방문 기간 ‘정상급’의 극진한 대우를 받았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부터 리커창(李克强) 총리까지 중국 수뇌부가 총출동해 수치 미얀마 국가자문역 겸 외무장관을 맞았으며 시 주석 고향인 산시(陝西) 등 지방 시찰까지 예우하는 등 이례적인 의전의 연속이었다.

중국의 이같은 환대는 미국이 공을 들이는 전략적 요충지인 미얀마의 환심을 사서 동남아에서 중국의 입지를 확고히 하려는 일환이라는 분석이 많다.

21일 중국 외교부 등에 따르면 수치 자문역의 이번 방중이 주목을 받은 것은 지난 3월 말 미얀마 새 정부 출범 후 첫 해외 방문지로 미국을 선택하자 중국 정부가 ‘물밑 외교’를 통해 중국을 먼저 방문하도록 유도해 성사된 것이기 때문이다.

수치 자문역은 지난 4월 외교부 장관으로서 첫 양자회담 파트너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아닌 왕이(王毅)외교부장을 선택한 바 있다. 미얀마는 중국과 민주화 등에서 입장차가 있지만 미얀마 경제 발전을 위해선 중국의 도움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중국으로선 미국이 미얀마를 포함한 동남아 국가들로 손을 뻗쳐 전략적 동맹 강화를 밀어붙이는 상황이라 수치 자문역의 이번 중국 방문을 더욱 화려하게 포장할 필요가 있었다. 특히 중국으로선 남중국해 문제를 둘러싼 아세안 외교에서 미얀마를 우군으로 끌어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17일 방중한 수치 자문역은 18일 리커창 총리와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환영식과 협약 조인식을 했다. 이날 양측은 중국의 평화 공존 5원칙에 동의하고 수자원 보호, 에너지, 의료 등에 대한 협약도 체결했다. 양국 간 민감한 현안인 미얀마 미트소네 수력발전소 건설 문제는 미얀마 측이 실사단을 꾸려 검토하겠다는 선에서 봉합했다.

시진핑 주석도 19일 수치 자문역을 만나 중국이 지속해서 미얀마의 평화 수립 절차 촉진에 건설적인 역할을 하고 미얀마 국경 지역의 평화와 안정 유지를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도 수치 자문역과 면담을 하는 등 각별한 공을 들였다.

수치 자문역 또한 시진핑 주석 등과 회동을 통해 중국과 ‘형제애’를 외치며 양국 관계 강화 의지를 드러내 중국을 만족스럽게 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주요 국가 정상이 아닌 이상 방중 기간에 국가 주석을 포함해 상무위원 3명 이상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면서 “이번 환대는 중국 지도부에서 미얀마와 수치 자문역이 중국의 국익에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치 자문역은 중국 수뇌부와 회동뿐 아니라 20일에는 시안(西安)의 진시황 병마용(兵馬俑)과 천년 고찰 법문사도 찾았으며 시안의 양링 농업시범지구도 방문했다. 21일에는 시진핑 주석의 고향인 산시(陝西)성, 미얀마와 인접한 윈난(雲南)성 등을 둘러보고 귀국길에 올랐다.

이에 따라 미국 또한 내달 수치 자문역의 방문 시 중국 못지않은 환대를 할 것으로 보인다.

수치 자문역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들여 유엔총회가 열리는 9월에 미국을 방문하기로 한 상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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