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싱할라어 뉴스 담당…스리랑카내전 발단 사태 30주년 먼저 다뤄
영국 왕세손 부부의 아들 조지 왕자의 탄생 소식을 우선해 다루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고된 BBC 방송 프로듀서(PD)가 방송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했다.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18년 동안 BBC에서 일하다가 2014년 해고당한 찬다나 반다라(57)는 BBC의 부당 해고 및 인종 차별을 주장하며 소송을 걸었고 법원은 그의 손을 들어 BBC가 5만 파운드(약 7천300만원)를 보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2000년부터 스리랑카 부족어인 싱할라어 뉴스를 책임지고 있던 반다라는 2013년 7월 23일, 그는 전날 밤 태어난 조지 왕자 출생 소식을 우선으로 다루지 않기로 판단했다.
이날은 스리랑카 다수 민족인 싱할라족이 소수 민족인 타밀족 수천 명을 학살하면서 26년에 걸친 스리랑카 내전의 발단이 된 사건인 ‘검은 7월’ 30주년이었기 때문이었다.
조지 왕자 출생 뉴스를 다루라는 경영진의 압박에 저항하던 그는 결국 정오가 넘어 조지 왕자 뉴스를 내보냈다.
이 일로 징계를 받은 그는 이후 회사로부터 부당행위를 했다며 서면 경고를 받았고, 이듬해 8월 다른 잘못들을 더 저질렀다는 지적을 받고 해고당했다. 해고 사유 중에는 동료를 비판하고 소리를 질렀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내용도 포함됐다.
재판부는 조지 왕자 출생 보도를 둘러싼 논쟁으로 찬다나가 받은 불공정한 서면 경고가 해고 결정의 주요 사유가 됐다고 보면서 18년 동안 좋은 평가를 받아온 그에게 서면 경고는 ‘명백하게 부적절한’ 과도한 처분이었다고 판단했다.
또한 싱할라족 아버지와 타밀족 어머니를 둔 반다라는 싱할라족이 장악한 정부가 타밀족을 박해했다는 자신의 견해 때문에 부당한 처분을 받게 됐다고도 주장했다. 그의 동료 대부분은 싱할라족이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반다라가 주장한 인종 차별은 인정하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