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천정부지 영국집값에 “자녀 말고 손자에게 유산 상속”

천정부지 영국집값에 “자녀 말고 손자에게 유산 상속”

입력 2016-10-10 15:53
업데이트 2016-10-10 15:53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주택부 차관이 나서 ‘세대빈부차 완화·새 상속문화’ 제안

부동산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 있는 영국에서 자녀를 건너뛰고 손주세대에게 상속권을 주자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개빈 바웰 주택부 차관은 지난주 열린 집권 보수당 전당대회의 한 모임에서 이 같은 견해를 피력했다.

바웰 차관은 자신의 75세 모친이 75만 파운드(약 10억3천만원) 주택을 포함한 부동산을 자식들이 아닌 손자 5명에게 남겨주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자식들이 우리보다 잘 살기를 바라는 게 인지상정”이라며 “지금 상황을 볼 때 우리 자식들이 집을 소유할 가능성이 우리보다 훨씬 작다”고 강조했다.

바웰 차관은 젊은 세대가 겪어야 할 시련이 크다는 현실을 고려할 때 무엇이라도 해야 할 시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자신의 제안이 주택 공급 부족 위기와 세대 간 불평등 문제 등을 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그는 부유한 조부모를 만나야만 집을 얻거나 더 좋은 집에 살 수 있는 나라에서 살고 싶지 않다고 설명했다.

바웰 차관의 발언은 영국의 주택시장 기능이 마비됐다며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진단한 테리사 메이 총리의 발언에 이어 나온 것이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런던의 집 한 채 가격은 평균 48만5천 파운드(약 6억6천600만원)로 세계 수위권이며, 100만 달러(약 11억700만 원)로 사들일 수 있는 상급 지역의 주택 면적도 25.2㎡로 모나코(15㎡)와 홍콩(20.6㎡)에 이어 세계 3위에 올라 있다.

연금 퇴직자 금융 자문업체인 ‘에이지 파트너십’의 조사 결과 55세 이상인 영국인이 소유한 부동산 규모는 무려 1조5천억 파운드(약 2천59조원)로 이탈리아의 연간 국내총생산(GDP) 1조4천 파운드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주택난 때문에 영국에서는 젊은 세대가 내집을 갖고 평수를 늘려가기 위한 사다리에 올라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실정이라는 한탄이 쏟아지고 있다.

막상 고령 세대는 손자, 손녀에게 집을 물려주자는 주장에 선뜻 동의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연금 생활자들의 단체인 ‘사가’의 폴 그린 국장은 연금 생활자들이 누구의 조언을 듣기 싫어한다면서 유산을 자식이든 손자에게든 물려줄 것인지는 당사자가 결정할 일이라며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그린 국장은 “조부모가 힘들게 모은 재산을 손자들의 대학 교육비나 첫 승용차 마련, 첫 주택 구입 등에 도와준다는 걸 알고 있다”며 “부모가 아니라 조부모를 잘 만나야 하는 세상이 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내가 바라는 국무총리는?
차기 국무총리에 대한 국민 관심이 뜨겁습니다. 차기 국무총리는 어떤 인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대통령에게 쓴 소리 할 수 있는 인물
정치적 소통 능력이 뛰어난 인물
행정적으로 가장 유능한 인물
국가 혁신을 이끌 젊은 인물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