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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사망 1천명 vs 4명…아이티·도미니카 ‘한지붕 두운명’

허리케인 사망 1천명 vs 4명…아이티·도미니카 ‘한지붕 두운명’

입력 2016-10-12 16:51
업데이트 2016-10-1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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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지 등 자연환경·정치 및 경제력 차이에 재해대응력도 극과 극

초강력 허리케인 ‘매슈’가 카리브 해의 ‘한지붕 두 국가’ 아이티와 도미니카공화국에 남긴 상처는 천양지차였다.

11일(현지시간) 미 CNN에 따르면 아이티는 지난 4일 매슈가 동반한 강풍과 폭우에 쑥대밭이 됐지만 도미니카는 상대적으로 큰 피해를 당하지 않았다.

아이티 남서부 지역을 강타한 매슈의 영향으로 아이티에선 사망자가 1천 명에 이르렀다.

로이터통신은 지방 정부 자료를 얻어 자체 집계한 결과 사망자가 1천 명까지 늘어났다며 “정부 관계자가 피해 지역을 직접 찾아 사망자 수를 확인해야 하므로 중앙정부의 집계가 더딘 편”이라고 설명했다. 아이티 중앙정부는 현재 최소 473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티와 국경을 맞댄 도미니카에선 매슈의 여파로 사망한 사람이 4명이었다. 히스파니올라 섬의 왼쪽에는 아이티가 오른쪽에는 도미니카가 자리 잡고 있다.

한 섬에 나란히 붙은 이들 두 나라에서 허리케인과 지진 등 자연재해로 입은 피해가 극명하게 갈린 사례는 예전에도 있었다.

2004년 허리케인 ‘진’이 불어닥쳤을 때도 아이티에서 숨진 사람은 3천 명이었던 반면 도미니카의 사망자 수는 19명으로 집계됐다.

2010년 대지진에 아이티에서 수많은 사람이 숨졌지만 아이티 이외의 섬 지역에선 아무도 죽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CNN은 자연환경과 정치·경제적인 차이가 한 섬에 있는 두 나라의 운명을 가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녹지가 많은 도미니카와 달리 아이티는 토지가 황폐해진 지 오래다. 17세기부터 시작된 과거 식민지 시대에 아이티에선 커피와 담배, 설탕 등의 재배 목적으로 삼림이 베어져 나갔다. 녹지가 줄어들다 보니 자연히 홍수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2002년 아이티와 도미니카의 국경지대를 찍은 위성 사진에서도 양국의 녹지화 정도는 뚜렷이 대비됐다. 사진을 보면 아이티 쪽은 나무가 없어 누런 토지가 그대로 드러났지만 도미니카 땅에는 푸른색이 가득했다.

두 나라의 경제력도 자연재해 대비 능력의 확연한 차이를 낳았다. 1960년대만 해도 아이티와 도미니카는 1인당 국민총생산(GDP)이 비슷했는데 현재는 도미니카가 7배 많을 정도로 격차가 벌어졌다. 아이티는 현재 세계에서 극빈국으로 분류된다.

정치적인 불안정성도 아이티의 재해 대응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CNN은 “아이티에선 거의 30년간 아버지에서 아들로 이어지는 독재 정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아이티는 독재자인 장-클로드 뒤발리에 대통령을 1986년 몰아낸 뒤에도 쿠데타, 부정선거 등으로 혼란을 겪었다.

반면 도미니카는 1996년 이후 경쟁 선거가 펼쳐져 아이티보다 안정된 정치 체제를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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