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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농촌 워홀러 66% “착취 느껴”…한국 등 아시아계 취약

호주농촌 워홀러 66% “착취 느껴”…한국 등 아시아계 취약

입력 2016-10-18 09:26
업데이트 2016-10-18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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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정부기관 보고서…“개선 없으면 암시장 전락” 경고

호주 워킹홀리데이 비자 소지자(워홀러)들은 농어촌의 농장이나 육가공 공장 등에서 88일 동안 일하면 체류 기간을 기존 1년에서 추가로 1년 연장받을 수 있다.

한국 젊은이들도 최근 수년간 매년 5천명가량이 이처럼 농어촌에서 일해 체류 기간이 1년 연장되는 세컨드 비자를 받고 있다.

하지만 세컨드 비자를 얻으려고 농어촌에서 일하는 3명 중 2명꼴로 고용주에게 착취당한다는 느낌을 받고 있고 특히 한국 등 아시아 청년들이 더 취약하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호주 정부의 노사문제 중재기관인 공정근로옴부즈맨(FWO)은 2년간의 광범위한 조사 끝에 최근 63쪽짜리 보고서를 내고 고용주와 중개업체들이 최저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등의 방식으로 착취를 일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현 시스템은 노동력을 착취하는 암시장으로 전락할 위험성이 있다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이같은 보고서의 입장은 세컨드 비자를 받으려고 농어촌에서 일한 워홀러 4천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6%는 고용주들이 자신들을 착취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35%는 최저임금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으며, 14%는 미리 돈을 줘야 농어촌의 일자리를 얻을 수 있었다고 답했다.

한국과 대만 등 아시아 출신들은 사정이 더 열악해 이들이 받는 최저임금 수준은 호주 법정 최저임금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영어를 잘 못하고 현지 법을 모르는 데다 이들이 자라온 가정환경은 착취에 더 쉽게 노출된다는 지적이다.

응답자의 절반이 호주 노동관계법을 모른다고 답했고, 이같은 답변 비율은 아시아 출신들이 비율이 가장 높았다.

FWO 책임자인 나탈리 제임스는 보고서에서 “세컨드 비자를 꼭 받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이들은 최저 기준에도 못 미치는 조건에서 일하는 데 동의하고, 일부는 불안전한 환경에 빠져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제임스는 이들의 많은 수가 최저임금 이하나 무임금, 불법 공제, 성희롱, 불안전한 노동환경 등에 놓여있다고 덧붙였다.

사정이 이러하지만, 응답자의 59%는 열악한 노동조건에 항의하면 고용주로부터 88일간 일했다는 증명서류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에 항의할 수도 없는 실정이라는 데 동의했다.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들은 38%였다.

보고서는 워홀러를 보호하고 고용자들의 법을 준수할 수 있는 현실적인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연방정부의 관계 부처 등이 참여하는 실무그룹 구성을 권고했다.

현재 호주 전체 노동인구의 약 7% 정도를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 참가자가 차지하는 것으로 FWO는 추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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