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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월드 콜롬비아 대표 “예쁘기만 해선 뽑히지 않아요”

미스월드 콜롬비아 대표 “예쁘기만 해선 뽑히지 않아요”

입력 2016-10-21 09:14
업데이트 2016-10-21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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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키 대표 출신…콜롬비아선 연간 3천 회 이상 미인대회 열려

콜롬비아는 이웃 베네수엘라와 함께 미인이 많은 나라로 알려져 있다.

베네수엘라는 미스 월드 선발대회에서 총 6차례 타이틀을 따낸 미스 월드 최다 배출국이다. 미스 유니버스에서도 7회 수상해 미국(8회)에 이어 2위다.

콜롬비아는 미스 월드 65년 사상 우승자를 배출한 적이 없지만, 미스 유니버스는 1958년과 2014년 등 두 차례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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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미스 월드에 콜롬비아 대표로 출전하는 셜리 아테오르투아(23)가 지난 18일(현지시간) 보고타 시내의 한 쇼핑몰에 있는 카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테오르투아는 지난해 인라인 하키 콜롬비아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연합뉴스
2016 미스 월드에 콜롬비아 대표로 출전하는 셜리 아테오르투아(23)가 지난 18일(현지시간) 보고타 시내의 한 쇼핑몰에 있는 카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테오르투아는 지난해 인라인 하키 콜롬비아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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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미스 월드에 콜롬비아 대표로 출전하는 셜리 아테오르투아(23)가 지난 18일(현지시간) 보고타 시내의 한 쇼핑몰에 있는 카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테오르투아는 지난해 인라인 하키 콜롬비아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연합뉴스
2016 미스 월드에 콜롬비아 대표로 출전하는 셜리 아테오르투아(23)가 지난 18일(현지시간) 보고타 시내의 한 쇼핑몰에 있는 카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테오르투아는 지난해 인라인 하키 콜롬비아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연합뉴스
인라인 하키 콜롬비아 국가대표를 지낸 2016 미스 월드 콜롬비아 셜리 아테오르투아(23)는 “요즘 미인대회에선 과거와 달리 예쁘기만 해선 뽑히지 않는다”며 “하키에서 그랬듯 세계에서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대표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보고타 시내 한 카페에서 만난 아테오르투아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콜롬비아엔 의심의 여지 없이 세계에서 가장 예쁜 여성들이 있다”며 “특히 내 고향 메데인엔 아름다운 여성들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고 주장했다.

◇ 인라인 하키 선수에서 미스 월드 콜롬비아 대표로

아테오르투아는 지난 6월 미스 월드 콜롬비아로 선정돼 올해 12월 미국 워싱턴 DC 근교에서 열리는 2016 미스 월드 대회에 콜롬비아 대표로 출전할 예정이다. 콜롬비아인들이 뽑은 콜롬비아 최고 미인 중 한 명이다.

자국 여성들의 미모에 큰 자부심을 가진 듯한 아테오르투아는 “세계적인 무대에 나가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며 “큰 책임감을 느끼고 콜롬비아 미스 월드 선발대회에 도전해 좋은 결과와 세계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할 자격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스 월드 콜롬비아라는 타이틀을 가진 후 인생이 크게 변했다”며 “다양한 문화와 기예를 익히고 있고 내 전공인 언론정보학 공부도 놓지 않고 있다. 매일 1시간 30분 이상 운동을 하고 후원자들과 회의를 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아테오르투아의 2016 미스 월드 콜롬비아 선정은 현지에서 큰 화제가 됐다.

그는 지난해 콜롬비아 여자 인라인 하키 대표팀 공격수로 선발돼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2015 인라인 하키 월드컵에 콜롬비아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출전했다.

아테오르투아는 “나를 다른 여성들과 차별화하는 것이 바로 운동”이라며 “지난해 국가를 대표한 것은 매우 멋진 일이었다. 6살 때부터 다양한 운동을 하며 성장했고 15살 때 하키를 인생의 운동으로 골랐다. 즐거움과 열정으로 시작해 경쟁력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자랑했다.

인라인 하키는 격렬한 운동이다. 쉴 새 없이 상대 선수의 몸을 어깨로 막는 보디체크가 일어나고 강도 높은 몸싸움이 허용된다. 빠른 속도로 날아다니는 퍽이 흉기가 될 수도 있는 위험한 운동이기도 하다.

아테오르투아는 “인라인 하키와 미인대회 준비는 매우 다른 일이었다. 하키는 공격적이고 접촉이 빈번하며 힘으로 하는 것이고 미인대회 준비는 여성적이고 섬세하며 정교한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둘은 서로 보완되는 일”이라며 “운동과 미인대회 준비 모두 나의 개인적 인성을 완성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으로선 부상 걱정 때문에 하키를 안 하지만 운동 역시 내가 보여줄 아름다움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테오르투아는 “미인대회 출전과 준비도 운동에서 챔피언십을 따내기 위해 매일 연습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미인대회 준비가 조금은 더 추상적인 일이기는 하나 매일 여러 사람과 협력하면서 좋은 성과를 내고자 노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인대회가 여성의 성을 상품화한다는 비판에 대해 아테오르투아는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세계적으로, 콜롬비아에서도 미인대회에 대한 비판이 많다. 콜롬비아는 미인에 대한 인증을 특히 많이 하는 나라”라며 “오늘날의 미인대회는 예쁘기만 한 여성을 선발하던 과거와 다르다”고 강조했다.

아테오르투아는 “지금은 존경할 수 있고 더 능력 있으며 가치가 있고 더 똑똑한 여성들이 대회에 나온다”며 “세계 대회에 나오는 여성들의 완성된 상태를 보라. 그저 예쁘기만 한 사람들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특히 인류를 도우려는 여성들이 많다”며 “예를 들어 나는 고향 메데인의 한 재단과 같이 일하면서 3∼15세 사이의 폭력 피해 아동을 돕는 일을 병행하고 있다. 이런 일은 미인대회에 출전하는 여성들에게 큰 행복이며 그들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나는 모델 아카데미 등에서 인위적으로 예쁘게 웃고 걷는 법을 배우는 대신 매우 자연스럽게 그런 일을 해냈다”며 “그저 아름답기만 한 여성이라는 개념에는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인터뷰를 하러 시내 번화가의 쇼핑몰에 혼자 나온 아테오르투아는 “내가 콜롬비아를 대표하는 아이콘이기는 하지만 아직 명성은 낮고 나를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며 “세계 대회 우승으로 이를 바꿔놓겠다”고 웃었다.

◇ 국제 미인대회 성과 낮은 콜롬비아, 국내선 연간 3천 회 이상 미인대회

나란히 ‘미인의 나라’로 알려진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는 국제 미인대회에서의 성과만큼이나 내부 경쟁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베네수엘라엔 오직 미인대회 입상만을 목적으로 어릴 때부터 여성의 신체를 가꾸고 훈련하는 일명 ‘미인 사관학교’로 불리는 기관이 여럿 있다. 이런 학교는 입학하는 것이 국제대회 입상보다 더 어렵다고 한다.

콜롬비아에도 일반적인 모델 아카데미나 에이전시 등은 있고 이런 곳을 거쳐 미인대회에 출전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베네수엘라처럼 국제 미인대회만 목적으로 하는 기관은 알려지지 않았다.

콜롬비아는 국제 미인대회 입상을 위한 체계적 교육을 찾아보기 어렵고 성과도 저조한 편이지만, 국내에선 갖가지 미인대회를 열어 미인을 선발하는 열기가 높다.

콜롬비아의 국가 브랜드를 관리하는 기관인 ‘마르카 파이스 콜롬비아’에 따르면 콜롬비아에선 유카, 조롱박, 파파야, 파인애플, 수프, 파넬라, 커피, 양파, 관광 등 온갖 작물·과일·음식·행사 등을 주제로 한 ‘미스 00’ 대회를 열어 미인을 선발하고 있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 콜롬비아의 대문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도 소설 ‘마마 그란데의 장례식’에서 “몇 가지만 언급하자면 망고, 호박, 애호박, 푸른 바나나, 노란 바나나 등의 여왕이 있다”고 썼다.

콜롬비아 소식을 전하는 웹사이트 ‘콜롬비아리포트’는 콜롬비아에서 연간 3천794개의 미인대회가 열린다고 지난해 보도한 바 있다.

콜롬비아 여성들이 미인대회에 열광하는 것은 빈부 격차가 심한 콜롬비아와 중남미 사회 속에서 미인대회는 몇 안 되는 성공의 수단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빈곤층 남성들이 성공한 축구 선수가 돼 사회적 신분도 상승하는 희망을 품는 것처럼 여성에겐 미인대회가 축구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콜롬비아 보고타의 명문 로스 안데스 대학의 닉 모건은 “미인대회는 결국 권력과 돈에 대한 문제”라며 “축구 선수와 동일 선상에서 볼 수 있다. (남성이) 노동자 계급에서 태어나 피부가 검고 아프리카계의 외모를 가졌다면 성공으로 가는 길은 축구”라고 영국 BBC와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모건은 “한 여성이 사회적 성공이 쉽지 않은 집단에 속했다면 성공의 한 방법은 좋은 외모를 가꾸는 것”이라며 “이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가 어떤 곳인지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주는 지점”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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