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해외 유력언론들도 “박근혜 대통령이 확실히 밝혀야”

‘최순실 게이트’ 해외 유력언론들도 “박근혜 대통령이 확실히 밝혀야”

박성국 기자
박성국 기자
입력 2016-11-03 15:46
수정 2016-11-0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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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박근혜’ 해외 언론 평가. 파이낸셜타임스 캡쳐
‘최순실-박근혜’ 해외 언론 평가. 파이낸셜타임스 캡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놓고 해외 언론들도 박근혜 정부가 진상규명과 수습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하며 나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현지시간) ‘박근혜 대통령은 서울의 스벵갈리에 대해 확실히 밝혀야한다’(Park should come clean over Seoul Svengali)는 사설에서 “아무런 공식 직위도 없이 박 대통령의 개인사에서 일부 정신적인 역할만 한 사람이 국가수반에 대해 스벵갈리와 같은 장악력을 얻었다는 것이 사람들의 인식”이라고 이번 사태를 조명했다.

프랑스·영국계 작가 조르주 뒤 모리에의 소설 ‘트릴비’(1895)의 등장 인물인 스벵갈리는 다른 사람의 정신을 조종하는 최면술자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그는 가난한 음치 소녀 트릴비에게 최면을 걸어 디바로 만든다. 스벵갈리가 죽자 트릴비는 노래와 무대에 관한 모든 것을 잊어버린다.

FT는 “이번 사태가 국내에 국한되지 않고 아시아에서 힘의 균형을 뒤흔드는 스캔들이 될 수 있다”면서 “박 대통령이 북한의 무력 도발 앞에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배치를 결정하는 등 안보 측면에서 어려운 결정을 하는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의 정치 위기를 틈타 북한 정권은 더 대담해지고 필리핀이 중국으로 기운 가운데 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박 대통령이 살아남으려면 개각 이상을 해야 할 것”이라며 “최씨로부터 공개적으로 멀어져야 하고 그들 관계의 본질을 명백히 밝혀야하며, 친구를 사법처리에서 보호하려는 어떤 모습도 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최씨의 아버지인 고(故) 최태민 씨가 ‘한국의 라스푸틴’으로 불린다는 점과 ‘팔선녀’ 비선 모임 의혹을 거론하면서 “한국의 대통령이 신비주의자나 샤먼에 빠진 유일한 지도자는 아니라”고 보도했다.

‘최순신-박근혜’ 해외 언론 반응. 워싱턴포스트 캡쳐
‘최순신-박근혜’ 해외 언론 반응. 워싱턴포스트 캡쳐
신문은 2008년 군주제가 폐지되지 전 네팔의 왕정에서는 점성술사들로 구성된 자문단을 뒀으며 마힌다 라자팍세 전 스리랑카 대통령은 2005년과 2010년 대선 승리를 예측한 점성술가를 뒀다고 소개했다.

AP통신은 ‘한국의 초현실적(surreal) 스캔들의 배경’이라는 기사에서 ‘서커스’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번 사태가 대통령직을 위협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최씨 일가 이력부터 사태에 분노해 대검찰청에 포크레인을 몰고 돌진한 남성까지 소개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스터리한 편지가 한국의 지도자를 홀리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박 대통령의 어머니 육영수 여사 서거 후 1975년 최태민 씨가 박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를 소개하면서 최씨 일가와 박 대통령의 인연을 설명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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