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케이프브레턴·아일랜드 이니시터크 등…홈페이지 만들어 이주 권유
비호감 후보들의 대결인 올해 미국 대선 후 결과에 실망할 미국인들을 겨냥해 캐나다와 아일랜드, 뉴질랜드 등이 이민 유치 캠페인 중이라고 미국 공영방송 NPR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캐나다 북부 노바스코샤주(州)에 있는 작은 섬 케이프 브레턴은 미국인 유치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초 개설된 웹사이트 ‘도널드 트럼프가 이기면 케이프 브레턴으로’는 큰 화제를 일으켰다.
웹사이트는 애초 섬 사진들과 함께 “여성들의 낙태가 가능하고 무슬림은 자유롭게 활보할 수 있다”, “섬의 유일한 ‘장벽’은 집 지붕을 떠받치는 벽뿐이다” 등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의 공약과 반대되는 홍보 문구를 올리며 미국인들에게 이주를 권했다.
하지만 섬 주민들은 이제 이주만 한다면 정치성향은 신경 쓰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미국을 떠나려고 결심한 이들에게 케이프 브레턴으로 오길 권한다”라고 쓰여있었던 사이트 초기화면은 “사실 우리는 누구를 지지하든 상관없이 모두를 환영한다. 민주당원이든, 공화당원이든, 심지어 도널드 트럼프도 환영한다”라는 문구로 바뀌어 있다.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미국 대선과 관련한 질문을 받은 자리에서 “케이프 브레턴은 1년 내내 아름다운 곳이다”라는 농담 섞인 대답을 하기도 했다고 NPR는 전했다.
인구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아일랜드의 작은 섬 이니시터크도 미국인 이주희망자들에게 관심 있는 곳 중 하나다.
섬 개발청 관리인 메리 헤뉴는 “만약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아일랜드와 다른 나라로 옮기려고 하는 미국인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미국인들이 이니시터크로 이주하는 것을 고려한다면 섬 주민들이 아주 좋아할 것이라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는 섬 주민이 58명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이주 오는 아이들은 현지 공립학교에서 큰 관심을 받을 수 있다며 “교사 대 학생 비율이 거의 1대1”이라고 홍보하기도 했다.
뉴질랜드는 정부가 웹사이트까지 만들며 유치전에 나섰다.
‘미국으로부터의 이주’라는 제목의 웹사이트는 “우리는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문화적으로 많은 점을 공유한다. 이런 점이 당신을 마치 집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뉴질랜드 이민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리면 뉴질랜드 정부가 채용 정보와 맞는 비자를 선택하는 법을 이메일로 알려준다고 NPR는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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