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급유 못 하는 바람에 착륙 직전 연료 고갈
브라질 프로축구팀 선수 등 71명이 사망한 여객기 추락 사고의 원인이 연료 부족 때문으로 드러나면서 어처구니없는 실수에 현지 팬들이 분노하고 있다.사고기 조종사는 추락 직전 관제탑에 연료 부족을 호소한 것으로 콜롬비아 현지 언론들이 공개하면서 브라질 전역을 휩쓸고 있는 팬들의 슬픔이 분노로 바뀌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일(현지시간) 전했다.
브라질의 일간 오 글로보도 지난달 30일 콜롬비아 항공당국이 사고 여객기의 연료탱크가 텅 비었음을 확인하고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상파울루에서 볼리비아로 가던 사고 전세기가 지연되는 바람에 볼리비아 코비하에서 중간급유하려던 계획이 취소됐다면서 이는 코비하 공항이 야간에는 문을 닫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중간급유를 받지 못해 결과적으로 착륙 직전 어처구니없는 연료 부족 사태를 빚은 것으로 보인다.
참사를 당한 축구팀인 샤페코엔시의 유소년팀원인 나탈리 페란티는 신문에 “사람들의 생명과 샤페코엔시팀을 끝내버린 실수였다”면서 분노를 나타냈다.
공개된 추락 직전 사고기 조종사와 현지 관제탑간 교신에 따르면 조종사는 ‘연료 문제’를 이유로 거듭 착륙허가를 요청했으나 메데인 외곽 마리아 코르도바 공항 관제탑은 기관고장으로 선회한 다른 비행기가 우선 착륙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7분간 더 기다릴 것을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기 조종사는 대기하는 동안 절망적인 표현을 통해 전기결함과 연료 고갈을 호소했으며 이어 4분간의 죽음의 나선형 비행 끝에 산악지대로 추락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30일 저녁 사고 축구팀 본거지인 브라질 샤페코엔시와 추락 사고가 발생한 콜롬비아에서 대규모 추모제가 열렸다.
샤페코엔시 콘다 아레나에서 열린 추모식에는 현지 주민들과 클럽 청소팀, 그리고 사고기에 탑승하지 않은 생존 선수들이 참석해 생애 첫 국제경기에 나섰다가 참변을 당한 선수들을 추모했다.
신부들이 추모식을 이끌었으며 경기장 전광판에는 사고로 희생당한 선수들과 선수단 직원들의 모습이 비치는 가운데 선수와 주민들이 한 덩어리가 돼 서로를 위로하고 희생당한 선수들을 전사로 추앙했다.
브라질에서는 불가능에 맞서 싸우는 사람을 통상 전사로 지칭한다. 샤페코엔시는 지난 2009년 4부리그에 들어간 후 불과 5년 만에 1부리그에 진입하는 기적을 연출했다.
심리학자들이 생존한 선수단원들의 트라우마를 해소하기 위해 자원봉사에 나섰다. 그러나 이번 사고의 충격이 가시려면 상당 기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샤페코엔시팀의 상대였던 콜롬비아 메데인의 아틀레티코 나시오날팀 역시 이날 많은 군중이 모인 가운데 추모 행사를 가졌다. 브라질 언론은 콜롬비아인들이 이날 ‘형언하기 힘든 ’행동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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