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슬로바키아, 70∼80년대 트럼프·이바나 부부 사찰”

“체코슬로바키아, 70∼80년대 트럼프·이바나 부부 사찰”

입력 2016-12-16 10:36
수정 2016-12-16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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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보보고서 “트럼프, 1988년 대선출마 압박받아…30년간 면세혜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977년 체코슬로바키아 출신의 이바나와 결혼한 이후 체코슬로바키아 정보기관이 트럼프 부부를 광범위하게 사찰했던 첩보 문서가 드러났다고 독일 대중지 빌트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 빌트지와 체코 TV 등이 발굴한 당시 공산국가 체코슬로바키아 내무부 정보기관 ‘StB’의 기록에 따르면 첩보원들이 이바나의 친지 등을 통해 트럼프 부부를 염탐해 당국에 보고한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가디언 등도 이를 인용해 전했다.

첩보에 따르면 이바나는 19세이던 1968년 이웃국가 오스트리아에서 한 남성과 결혼해 주유소에서 일하다가 1977년 이민한 캐나다에서 트럼프를 만나 결혼했다.

혼전계약에서 트럼프는 최소 3명의 자녀를 원했고 파경 시 위자료로 100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방카 등 자녀 3명을 낳은 이바나는 트럼프와 1992년 이혼했고 재산 분할·위자료는 비밀 유지되고 있다.

또한 1977년에 작성된 한 첩보 문서는 트럼프의 사업이 “정부로부터 받는 수수료에 기반을 두고, 대통령(당시 지미 카터)과 친분이 있으며, 30년간 면세 혜택을 받는다”는 점을 근거로 “절대 안전하다”고 평가했다.

올해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는 1995년 9억1천600만 달러의 사업 손실을 신고해 최장 18년간 소득세 면세 혜택을 봤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바 있다.

1988년 ‘밀로시’라는 정보원은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 출마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고 보고했다. 또 이바나가 체코 방문 시 처신에 주의해 남편의 정치적 잠재력을 위기에 빠뜨리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음을 체코 당국은 파악하고 있었다.

밀로시는 “이바나의 어떤 작은 잘못된 행동이라도 1996년 대선에 출마하려는 남편에게는 엄청난 나쁜 결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보고했다.

StB는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된다면 체코와 미국의 관계에 엄청난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정보원들을 부인 고향 출신 기업인 등으로 위장해 뉴욕에서 트럼프를 직접 면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바나는 부친 밀로시 젤니체크를 만나러 고국인 체코슬로바키아 슬로스비체를 자주 방문했으며 이를 위해 체코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했다. 당국은 부녀의 통화도 도청하고 편지를 열람하려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체코 정보 당국은 이바나가 미국에서 자녀들과 체코어로 대화한다는 사실도 체코에 있는 이바나의 지인들을 통해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바나의 부친은 서류상 StB 정보원으로 올라 있는데 체코 역사학자인 토마슈 빌리메크는 “딸을 만나러 가려면 알고 있는 모든 걸 다 털어놔야 허가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활동한 정보원이라기보다 등록된 정도”라고 설명했다.

StB는 1990년 체코 공산정권 붕괴 후 해체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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