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트럼프, 유럽테러에 성급한 반응…글로벌 갈등·불확실성 증폭”

“트럼프, 유럽테러에 성급한 반응…글로벌 갈등·불확실성 증폭”

입력 2016-12-21 13:58
업데이트 2016-12-21 13:5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트럼프, 오바마와 달리 테러 ‘종교성’ 부각 지적도

연말을 앞두고 유럽에서 발생한 공격들에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이슬람 테러리스트의 소행이란 ‘성급한 반응’을 내놓으면서 향후 위기상황 발생시 불확실성과 글로벌 갈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터키 주재 러시아 대사의 암살과 독일 트럭 테러가 발생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트럼프 당선인이 내놓은 단정적인 결론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반응과는 차이가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터키 주재 러시아대사가 터키 경찰관의 저격으로 사망하자 성명을 통해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리스트의 암살”이라며 규탄했다.

독일 베를린 도심에서 최소 12명의 목숨을 앗아간 ‘트럭 테러’도 역시 “이슬람 테러리스트의 학살”이라고 트럼프 당선인은 표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 성명을 통해 독일 테러를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으로 보이는 끔찍한 사건”이라고 말한 것과는 결이 다른 반응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터키 암살엔 테러리즘에 맞서 결의를 다지자는 성명을 내놨다.

오바마 대통령과 비교해 트럼프 당선인은 테러리즘의 종교적 측면에 방점을 강하게 찍은 셈이다.

AFP통신은 “공격자들의 종교에 집중한 트럼프의 결정은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과 차별성을 두기 위한 고의적인 선택”이라며 “서구 지도자들이 이슬람 테러리즘에 일반적으로 내놓는 반응과 비교해도 극적인 일탈이지만 트럼프가 대선에서 이미 보여준 논조”라고 설명했다.

터키 암살과 독일 트럭 테러의 배후와 범행 목적이 정확히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소행이라고 단정 짓자 성급한 결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독일 경찰은 트럭 돌진 테러 용의자로 체포했던 파키스탄 출신 이민자를 증거 불충분으로 석방하고 테러범을 추적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독일 경찰이 베를린 크리스마스 시장의 공격 단서들을 찾고 독일 지도자들이 화합과 안정을 외치는 와중에 트럼프는 기독교도들을 향한 지하디스트(성전주의자)의 학살로 틀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가디언은 스위스에서 발생한 무슬림을 향한 공격에는 터키·독일 공격과 같은 수준의 트럼프 당선인의 성명이 없었다며 “분노를 던지고 종교적 분열을 강조하는 트럼프의 자세는 직감을 기반으로 한 반응이 글로벌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면에서 우려를 더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친러시아 인사 등용, 미·중 갈등 증폭 등 격동하는 세계 질서 속에 테러가 잇따르면서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 이후 불확실성 심화를 걱정하는 목소리들도 있다.

존 코언 러트거즈대 교수는 WSJ에 미국과 유럽이 유달리 복잡한 테러리즘 위협을 맞이한 가운데 트럼프 당선인이 내년 1월 20일 미 대통령에 취임하는 점을 주목했다.

코언 교수는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리즘’으로 극히 단순화하면 일부에겐 이득이 아주 많이 돌아갈 수 있다”면서도 현재 세계가 “전통적인 테러리즘과는 달리 매우 다양한 위협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WSJ는 터키와 독일에서 발생한 이번 공격에 대한 트럼프 당선인의 첫 반응은 내달 백악관에 들어갈 그의 예측불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대선에서 강력한 이민 공약을 내세운 트럼프는 백악관에 입성해서도 반(反) 이슬람 정서를 유지할 공산이 크다.

터키와 독일 테러에서 보인 트럼프의 문명 충돌 서사구조는 백악관 수석전략가로 지명된 스티브 배넌의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도 있다.

극우주의자로 비판받는 배넌은 극우 뉴스 매체인 브레이트바트를 공동 창업해 대표로 지내기도 했다.

AFP통신은 “우리는 지하디스트의 이슬람 파시즘과 전면전을 치르고 있다”는 배넌의 과거 발언을 소개하며 “트럼프의 승리로 이런 세계관이 백악관에 발을 들여놓을 것”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