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내일 진주만 추모시설 방문…전쟁 사죄·반성 안할듯

아베, 내일 진주만 추모시설 방문…전쟁 사죄·반성 안할듯

입력 2016-12-27 17:16
업데이트 2016-12-2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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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 동행…하와이 방문 첫날엔 미 태평양기념묘지 등 방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7일 낮(현지시간, 한국시간 28일 오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함께 미국 하와이 진주만에 있는 애리조나기념관을 방문해 헌화한다.

애리조나기념관은 75년전인 1941년 12월 구(舊) 일본군의 진주만 공습으로 침몰한 미군 함정 위에 세워진 당시 희생자 추도시설이다.

당시 일본군의 진주만 공습으로 미국인 2천403명이 사망했다. 미국은 이 공습을 계기로 2차 세계대전에 가세해 연합군의 승리를 이끌었다.

미일 정상이 애리조나기념관을 함께 방문해 진주만 습격 희생자를 추모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애리조나기념관에서 헌화한 뒤 이번 방문과 관련한 메시지를 각각 발표할 예정이다.

아베 총리는 메시지를 통해 2차대전 희생자에 대한 ‘애도의 뜻’을 표하고, 일본이 2차대전 이후 평화국가의 길을 걸어왔다면서 부전의 맹세, 즉 다시는 전쟁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사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그는 미일 관계가 ‘희망의 동맹’이라는 점을 재확인하고, 과거 적이었던 미일 간 동맹에 따른 ‘화해의 힘’을 강조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한국과 중국 등 일본의 침략전쟁 피해 국가와 시민단체가 요구하는 전쟁에 대한 사죄는 물론 반성한다는 말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이는 그의 지난해 4월 미 상하원 합동연설이나 같은 해 8월 전후 70년 담화에 비해 후퇴하는 것이어서 국제사회의 비판이 예상된다.

앞서 아베 총리는 하와이 방문 첫날인 26일에는 태평양전쟁 전사자들이 잠든 미국 국립태평양기념묘지를 찾아 헌화하고 묵념했다.

2차대전 당시 적이었던 미일이 이후 화해하고 동맹 관계를 구축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의도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는 이어 진주만 공습 당시 전사한 구 일본군 및 일본계 이민자들이 묻혀 있는 일본인 묘지, 그리고 2001년 하와이에서 발생한 에히메(愛媛)현립 우와지마(宇和島) 수산고 실습선 에히메마루호 침몰사고 희생자 위령비 등을 찾아 헌화했다.

아베 총리는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도 방문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저녁 호놀룰루에서 일본 교포들과의 만찬 간담회를 주재하고 “내일 오바마 대통령과 진주만을 방문해 위령과 화해의 힘을 미일 양국은 물론 전 세계에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일동맹에 대해 “앞으로도 미일은 ‘희망의 동맹’으로서 지역과 세계의 여러 가지 과제에 함께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의 이번 방문에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도 동행했다.

아베 총리에 앞서 요시다 시게루(吉田茂), 하토야마 이치로(鳩山一郞),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총리가 1950년대에 진주만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베 총리가 방문하는 애리조나기념관은 애리조나 군함의 잔해 위에 세워졌다. 해마다 관광객과 순례객, 은퇴 장병 등 200만 명이 방문하는 역사 유적이자 추모 기념관이다.

진주만 공습 당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치욕의 날’로 규정한 것을 잊지 않고자 1962년 개관했다.

기념관은 양국 정상의 방문이 예정된 27일 일반인의 출입을 막을 예정이다.

아베 총리는 27일 공동 헌화에 앞서 내년 1월 퇴임하는 오바마 대통령과 마지막으로 정상회담한다.

AP 통신, AFP 통신, dpa 통신 등 외신은 아베 총리의 하와이 주 도착 소식과 함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마지막 정상 회담, 아베 총리가 전쟁 사죄를 하진 않을 것이라는 일본 정부의 발표 등을 비중 있게 전했다.

한편, 그동안 일본의 태평양전쟁 선전포고가 늦어진 이유는 주미 일본대사관측의 태만이었다는 것이 통설이지만, 일본 외무성이 의도적으로 전보 발신을 늦췄던 것이 원인이라는 설이 부상하고 있다고 도쿄신문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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