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송환 절차 시작…정유라 ‘조건없는 귀국 의사’ 없는 듯

강제송환 절차 시작…정유라 ‘조건없는 귀국 의사’ 없는 듯

입력 2017-01-06 08:02
수정 2017-01-06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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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 이후 처음으로 19개월된 아들과 구금시설에서 상봉

대법원 상고는 포기…검찰의 송환 결정 대비에 진력 예상

정유라 씨 범죄인 인도 요구서가 5일 오전(현지시간) 덴마크 법무부에 전달됨으로써 정 씨를 강제 송환하기 위한 절차가 본격 시작됐다.

한국 특검은 정 씨 강제송환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이를 계기로 정 씨에 대한 심리적 압박 강도를 높여 자진 귀국을 유도하는 부수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덴마크에서 체포된 뒤 구치소에서 5일째 구금된 정 씨는 현재까지 구속을 각오하고 ‘아무런 조건 없이 한국으로 돌아가 특검의 조사에 응하겠다’는 의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씨는 지난 1일 덴마크의 북부도시 올보르에서 체포된 뒤 2일 지방법원에서 ‘구금 4주 연장’이라는 결정을 받았고, 이튿날 곧바로 구금이 부당하다며 고등법원에 항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 씨는 한때 대법원 상고까지 적극적으로 검토했으나 하급심 결정이 뒤집힐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고심 끝에 이날 상고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 씨는 오는 30일까지 구금시설에서 있으면서 덴마크 검찰로부터 한국 강제송환 대상에 해당하는지 조사를 받게 됐다.

대법원 상고를 포기한 것이 자진 귀국 가능성을 내비쳤다기보다는 오히려 검찰에서 한국 송환을 결정할 경우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씨는 지난 2일 구금 기간 연장 심리에서 “보육원이든, 사회시설이든, 병원이든 아이와 함께 있게 해주면 내일이라도 귀국하겠다”며 자신의 요구가 받아들여지는 것을 전제로 귀국 의사를 밝힌 바 있으며 아직도 이 생각에 변화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 2일 주덴마크 한국대사관 직원이 정 씨를 방문해 한 차례 면회한 이후 정 씨가 지금까지 ‘영사면회’를 요청한 적이 없다는 점에서도 뒷받침된다.

정 씨의 심경에 변화가 있었다면 본인이나 변호인을 통해 이를 한국대사관측에 알리고 조언이나 도움을 구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정씨가 현재 구치소에 수감돼 있지만 이곳 생활이 한국 구치소보다 그나마 좋은 환경이라는 점도 귀국을 꺼리는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씨는 비록 19개월 된 어린 아들과 떨어져 있지만 구치소 내에서 한국과 달리 TV나 신문, 서적을 볼 수 있고, 구금 생활도 한국보다 훨씬 자유롭다는 것이다.

한편, 구금된 지 5일째인 정 씨는 지난 1일 경찰에 체포돼 생이별했던 아들과 이날 구치소에서 처음으로 상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정 씨는 전날 아들과 만날 예정이었으나 하루 더 늦어졌다.

법원은 앞서 정 씨를 오는 30일까지 구금하도록 결정하면서 어린 아들을 고려해 인도적 차원에서 정씨와 아들의 면회를 적극 배려할 것을 약속했다.

정 씨는 아직 형이 확정되지 않아 덴마크 법상으로 구치소에서 어린 아들과 동반생활도 가능하지만 유모가 있어 아이를 더 잘 돌볼 수 있다고 판단해 이를 요구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정 씨가 이곳 구치소 생활에 적응하게 되면 한국에서 아이와 함께 지낼 수 있다는 보장이 없는 한 자진해서 귀국하거나, 덴마크 검찰의 송환 결정을 수용할 가능성은 더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덴마크 검찰이 송환을 결정하더라도 정 씨는 이에 불복해 지방법원과 고등법원, 대법원에서 3차례 법리 다툼을 할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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