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결과 자축…러 해킹 이메일 위키리크스 전달한 중개자도 확인”
러시아 고위관료들이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를 러시아의 지정학적 승리로 받아들이며 기뻐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WP는 미국 정보기관이 미국 대선 직후 러시아 관료들이 선거 결과를 자축하는 대화를 나누는 것을 포착해 그 내용을 입수했다고 당국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트럼프 당선을 반기는 러시아 고위관료들의 열광적인 반응은 러시아가 트럼프 당선인의 백악관 입성을 목표로 삼았다고 미국 정보기관이 판단하는 데 한몫했다고 WP는 설명했다.
한 고위 당국자는 “러시아 관료들은 지난해 11월 8일(미국 대선일)에 일어난 일에 상당히 기분이 좋았고, 그들이 한 일에 대해서도 기분이 좋았다”고 전했다.
다만 당국자들은 이러한 내용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받은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해킹 의혹 관련 기밀 정보 브리핑에 포함됐는지는 확인을 거부했다.
또 입수한 러시아 관료들의 대화가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의지와 선호를 나타내는 강력한 지표지만, 러시아 정보기관의 시도를 단정할 결정적인 증거로 판단하지는 않는다고 당국자들은 강조했다.
정보당국이 이번에 발간한 보고서를 검토한 당국자들은 러시아 정부가 미국 대선을 방해할 의도로 사이버 공격을 지시했다는 국가정보국(DNI)과 국토안보부의 작년 10월 결론을 뛰어넘는 내용이 담겼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이들은 기밀 취급 정보에도 새로운 충격을 던질 만한 폭로는 없다고 전했다. 기밀 정보를 제외한 보고서 내용은 내주 공개된다.
이 보고서에서 미국 정보기관은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개입할 의도로 해킹한 것으로 추정되는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이메일을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에 건넨 중개자의 정체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위키리크스 창립자 줄리언 어산지는 민주당 해킹 자료를 러시아로부터 건네받지 않았다고 거듭 부인한 바 있다.
WP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목표가 미국 대선을 기계적으로 방해하는 것을 넘어 선거 판세를 러시아 외교 정책 목표와 발을 맞출 후보 쪽으로 기울게 하는 데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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