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가’ 트럼프 채무 월가 곳곳에 널려…“이익충돌 위험성”

‘사업가’ 트럼프 채무 월가 곳곳에 널려…“이익충돌 위험성”

입력 2017-01-06 16:35
수정 2017-01-0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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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보증선 현직 대통령으로 자칫 빚쟁이에 시달릴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과 산하 업체의 채무가 월가의 은행과 뮤추얼 펀드, 기타 금융기관 등에 너무나 광범위하게 산재해 있어 향후 트럼프 행정부에 잠재적 이익충돌 위험성을 제기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에 앞서 부동산 사업을 정리하지 않을 경우 자칫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빚쟁이의 독촉에 시달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WSJ이 법률 및 부동산 서류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 5년 사이 트럼프 부동산과 연계돼 수억 달러 상당의 채무가 증권 등의 형태로 투자자들에 매각됐으며 채무 중 일부는 트럼프 당선인 개인의 보증이 첨부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당선인은 앞서 그의 업체들이 10개 회사에 최소 3억1천500만 달러의 채무를 안고 있다고 밝혔으나 WSJ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에 대한 채권을 보유한 회사가 무려 15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채무를 분할 매입했으며 이른바 금융증권화 과정을 거쳐 채권으로 재포장했다. 이에 따른 트럼프 업체들의 연관 채무는 10억 달러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현재 다수의 금융기관이 트럼프 당선인에 대해 잠재적으로 막강한 ‘갑’(甲)의 위치에 포진하고 있으며 만약 트럼프 업체들이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게 되면 채권기관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일부 부동산을 압류하거나 트럼프 당선인에 대해 수천만 달러의 개인보증 액수를 청구하게 된다.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 및 존 매케인 대선 후보 선거진영 법률고문을 지낸 트레버 포터는 “문제는 만약 상황이 잘못되거나 대통령이 갑자기 개인적으로 채권자의 위협에 노출된 상태가 되는 경우”라고 지적했다.

또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 법률고문을 지낸 로런스 노블은 “현재 상황에서 잠재적 이익충돌 발생 가능성이 심각하게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예를 들어 민간상업은행인 웰스파고 은행의 경우 최소한 산하 5개 뮤추얼 펀드가 트럼프 당선인의 채무증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여기에 트럼프에 대한 2억8천200만 달러의 채무를 포함한 공동채무증권을 관리하고 있다. 또 트럼프 그룹사가 지분을 가진 한 부동산에 대해 9억5천만 달러를 대출한 상태다.

웰스파고 은행은 현재 불법 판매 관행 및 기타 문제들로 인해 연방규제 당국의 조사를 앞두고 있으며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과 함께 이 은행을 감독할 규제 당국 책임자들을 임명하게 된다.

또 현재 러시아 고객에 대한 증권 판매를 둘러싸고 미 법무부의 조사를 받고 있는 도이치뱅크는 트럼프 부동산 그룹에 대한 단일 최대 대출기관이다.

마찬가지로 J.P.모건 체이스, 블랙록,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등 다수 대형 금융기관들이 트럼프 그룹에 대한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대규모 부동산 업자들이 월가의 복수 금융기관에 채무를 안고 있는 게 흔한 일이나 트럼프의 경우 채권기관이 너무 광범위해 트럼프 당선인이 자칫 대통령과 자신의 개인적 금융 이해 사이에서 잠재적 이익충돌에 직면할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아직 자신이 얼마만큼 사업에서 손을 떼게 될지 공표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12월 이에 대한 회견을 가지려다 연기한 바 있으며 오는 11일 다시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으나 사업 관계에 대해 언급할지는 불분명하다.

이러한 불확실성과 함께 또 자신의 납세상황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향후 잠재적 이익충돌 규모를 예측하기가 힘들어지고 있다고 WSJ은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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