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안값 급절상 배경은…“달러당 7위안 안되게 사수”

中, 위안값 급절상 배경은…“달러당 7위안 안되게 사수”

입력 2017-01-06 17:28
수정 2017-01-06 17:2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위안화 약세 투기세력 경고·트럼프에 “환율조작국 아냐” 시위

중국 당국이 연초부터 위안화 가치를 11년 반 만에 최대폭으로 절상하고 나선 것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위안화 가치의 속절없는 추락에 어떻게든 제동을 걸기 위해서다.

애널리스트와 트레이더들은 오는 20일 트럼프의 취임을 앞두고 중국 당국이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7위안까지 떨어지지 않도록 사수하는 것을 목표로 삼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대대적 절상은 위안화 약세에 베팅하는 투기세력에 철퇴를 가하는 동시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예고한 트럼프를 겨냥한 시위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6일 위안화 가치를 전날보다 0.92% 올린 달러당 6.8668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달러 페그제를 폐지한 2005년 7월 22일 이후 최대 폭이다. 인민은행은 전날에도 위안화 가치를 한 달 만에 최대폭인 0.31% 절상하는 등 이틀 연속 절상을 이어갔다.

달러당 7위안 선에 육박했던 역내외 위안화 가치는 전날까지는 급반등했지만, 이날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 반짝 반등에 그치는 모양새다.

역외시장에서 위안화 가치는 전날까지 이틀간 2.5% 상승해 2010년 거래가 시작된 이후 이틀 새 가장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하지만, 이날은 기록적 절상에도 오후 4시 30분 현재 전거래일보다 0.71% 떨어진 달러당 6.83위안에 거래되고 있다.

역내 위안화 가치도 같은시간 전거래일보다 0.67% 하락한 달러당 6.92위안을 기록하고 있다.

위안화를 대폭 절상 고시한 약발이 시장에서는 먹히지 않고 있는 셈이다.

역외시장에서 하루짜리 은행 간 위안화 대출금리(Hibor·하이보)는 한 때 110%까지 오르며 지난 1월 13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은 그동안 경제성장 둔화와 해외투자 수요 확대 때문에 자본유출이 심해지면서 위안화가 속절없이 추락하자 모든 수단을 동원해 위안화 가치 방어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트럼프 당선 이후 위안화 약세가 더욱 가속하자 개인 외환매입 통제강화, 국유기업이 보유한 외환 매도 요구, 미국 국채보유량 감축 등 다양한 조치를 동원해왔지만 뚜렷한 효과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 강세개입을 통해 위안화의 방향을 바꾸면서 취임 첫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는 트럼프에 맞서 환율조작국이 아니라는 점을 부각하고, 위안화 약세에 베팅해온 투기세력에 철퇴를 가하는 데 잠시나마 성공했다.

통상 환율조작은 자국 수출에 유리하게끔 통화가 약세가 되도록 한 방향으로 개입하는 것을 일컫는데 강세개입은 반대방향으로의 개입이 되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센터 김용준 외환팀장은 “중국 당국은 위안화 강세를 유도함으로써 중국이 한 방향으로만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만천하에 보여줘, 중국이 환율조작국이라는 미국의 주장에 떳떳이 반박할 명분을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시적이지만, 그동안 위안화 약세에 베팅해온 세력에 경고하는 효과도 누릴 수 있었다.

위안화를 공매도하는 투기세력은 하이보가 급등할 경우 비용이 너무 비싸져 거래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강세개입은 위안화 약세 투기세력에 대한 경고의 의미도 분명하다”면서 “하이보가 급등하면 투기세력은 거래비용이 비싸져 활약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이 단기적으로는 위안화 방향을 돌리는 듯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위안화의 약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전문가들 사이에선 지배적이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경제전문가들은 위안화가 올해 연말 달러당 7.15위안까지 떨어지고 내년에는 7.3위안까지 갈 것으로 예상했다.

외환시장의 한 트레이더들은 “위안화가 이번 주 급변동했지만, 절하 추세를 되돌릴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 “하지만, 적어도 설 이전에는 위안화 가치의 급격한 추락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