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외무성 일각, 조기귀임 의견…총리관저 “韓, 성의보여야”
아베 “소녀상 강경조치를 지지율 높이기 활용한다” 지적도일본 정부가 작년말 부산의 자국 총영사관 앞에 소녀상이 설치된 데 항의해 일시귀국시킨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대사의 서울 귀임 시기가 늦어져 사태가 장기화할 것이라고 일본 내 언론매체들이 20일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이날 나가미네 대사의 귀임 시기에 대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관저 소식통이 현재로선 “시기상조”라고 말했다면서, “한국에서 위안부 관련 한일 합의 파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이어 양국 갈등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19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과 논의한 뒤 이번 주 내에는 나가미네 대사 등을 한국으로 귀임시키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로써 이번 사태는 이명박 대통령이 재임 시절인 2012년 독도를 방문한 데 항의해 일본 정부가 당시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 주한대사를 소환해 12일 동안 귀임시키지 않았던 사례보다 더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외무성 내에서 북한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한일 합력에 영향을 줘선 안 된다며 대사의 조기 귀임을 촉구하는 의견이 있지만, 총리 관저 측은 “한국이 해결을 위한 성의를 보이기 전에 돌아가면 국민이 납득하지 않는다”고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의 강경 대응은 아베 총리의 의향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애초 나가미네 대사의 일시귀국 기간은 1주일 정도가 유력했지만 “그의 일본 체류는 더욱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소녀상 철거를 언급하지 않았다”며 경기도의회 의원들의 독도 소녀상 설치 계획을 거론한 뒤 “일본 정부에서 조기 귀임론이 사그라져 총리 관저를 중심으로 ‘한국 측이 전향적 대응을 할 때까지 귀임시켜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강해졌다”고 전했다.
아사히 신문은 나가미네 대사의 일시귀국 기간이 2012년 당시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제기됐다며 “사태의 장기화 양상이 강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연말 추락했던 아베 내각의 지지율이 새해 들어 주한 대사 귀국 조치 등 강경조치로 크게 반등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14~15일 유권자 1천977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54%로, 지난해 12월 조사보다 4% 포인트 올랐다.
민영방송 TBS의 계열 매체인 JNN이 지난 16일 보도한 여론조사에선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이 전달보다 6% 포인트 오른 67%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일본 안팎에서는 아베 총리가 작년 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쿠릴 4개섬 반환 협상을 제대로 하지 못해 떨어진 지지율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소녀상 초강수를 이어가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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