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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딸 미국에 두고 왔는데”…美 입국금지 이란인 ‘발동동’

“어린 딸 미국에 두고 왔는데”…美 입국금지 이란인 ‘발동동’

입력 2017-01-30 11:25
업데이트 2017-01-30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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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카드’ 소유자도 두바이 공항서 탑승 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슬람권 7개국에 대한 입국금지 행정명령을 전격적으로 시행하면서 이를 미처 예상하지 못한 이들의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서도 유일하게 전쟁이나 내전이 없어 미국행이 상대적으로 잦은 이란 국적자의 당황스러운 처지가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많이 전해졌다.

한 네티즌은 29일 “‘그린카드’(미국 영주권)를 10년간 소유한 한 이란인 부부가 ‘어린 두 딸을 이웃에게 잠시 맡기고 가족의 장례식에 참석하려고 이란에 급히 왔다가 미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두바이 공항에 묶였다”며 “어쩔 줄 몰라 발을 동동 굴러 안타까웠다”는 글을 올렸다.

미국 영주권자라는 다른 이란인 여성은 “테헤란에 어머니를 보러 왔다가 워싱턴으로 돌아가려고 두바이 공항에서 비행기를 갈아탔는데 이륙 직전 미 교통안전국(TSA) 요원이 기내에 들어오더니 내게 내리라고 했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이 여성은 “내 차는 워싱턴 공항에 주차돼 있고 내 집과 재산, 직업도 모두 미국에 있다”며 “내가 미국을 떠날 때 아무도 얘기해 주지 않다가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라고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두바이 공항은 이란인이 미국을 갈 때 주로 경유하는 곳이다.

아랍에미리트(UAE) 현지 신문들은 단순 방문자 뿐 아니라 미국 영주권자나 이란과 미국 이중국적자도 미국행 비행기를 타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란 이중국적자는 10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미국에서 유학하는 이란인 학생도 2014년 기준 8천700명에 달한다.

테헤란의 한 여행사 관계자는 “미 영주권자나 이중국적자에게 미국행 항공권을 발권하긴 하지만 입국이 금지될 경우 항공사나 여행사에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약속을 받는다”고 말했다.

주UAE 미국대사관은 29일 입국이 최소 90일간 금지된 이란, 이라크 등 7개국 국적자나 이들 국적을 포함한 이중국적자에게는 미국 비자를 발급하지 않는다고 인터넷으로 공지했다.

이란 정부는 29일 미국의 이익대표부 역할을 하는 주이란 스위스대사를 불러 항의했다.

두바이 정부 소유의 에미레이트항공은 29일 여객·화물기 조종사나 승무원 가운데 이들 7개국 국적자가 미국행 비행에 포함되지 않도록 다른 국적으로 대체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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