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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 소환 20일 넘었는데…日 도발에 커지는 한일 갈등

대사 소환 20일 넘었는데…日 도발에 커지는 한일 갈등

입력 2017-01-30 14:35
업데이트 2017-01-30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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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언 연발하던 日 정부, “독도는 일본땅” 교과서 표기

일본 정부가 한국의 위안부 소녀상 설치에 항의하며 주한 일본 대사를 귀국시킨 지 20일을 훌쩍 넘겼지만, 양국 간 갈등이 해결은커녕 확산하는 양상이다.

일본 정부가 연일 “독도는 일본땅”이라는 망언을 하며 한국 때리기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지지율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9일 부산의 일본 총영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설치에 항의하며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대사와 모리모토 야스히로(森本康敬) 부산 총영사를 일시 귀국시킨 뒤 30일까지 22일째 한국으로의 귀임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당초 일시 귀국 기간이 열흘 안팎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두 배 이상 긴 기간 두 나라 사이의 외교 공백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7일 일본 여당 자민당 의원들이 연 외교부회에서도 갈등 해소 방안이 나오지 않은 채 한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만 이어졌다. 의원들 사이에서는 “일본이 각고하고 대응해야 한다”, “일본의 주장을 국제사회에 호소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이 나왔다.

대사 소환 기간이 20일을 지났지만 일본 정부는 여전히 문제 해결의 키를 한국이 쥐고 있다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두 나라 사이의 갈등은 역사 문제를 넘어 영토 문제로 번져 있는 상황이며 그 배경에는 일본의 독도 도발이 있다.

일본 정부의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은 지난 1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의 독도 소녀상 설치 추진에 대해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망언을 했다.

양국 갈등의 문제를 풀어야 할 외무상이 오히려 독도가 일본땅이라는 주장을 하며 자극하고 나선 것이다. 그동안 일본 각료들이 독도 문제를 언급할 때 한국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우회적인 표현을 사용했던 것과 달리 직접적으로 영유권을 주장한 것이다.

일본은 지난 25일 김관용 경북지사가 독도를 방문한 것에 대해서도 한국에 강하게 항의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의 입에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말이 나왔다.

일본은 이후 26일 일본 쓰시마(對馬)의 사찰에서 도난당한 뒤 한국에 반입된 불상을 원래 소유주인 한국의 부석사로 인도하라는 대전지법 판결에 대해서도 “매우 유감”이라는 코멘트와 함께 강공을 펼쳤다. 이어 지난 28일에는 초중학교 사회과 신학습지도요령에 독도와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를 ‘우리나라(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처음으로 명기하기로 방침을 정하기도 했다. 현재도 교과서에도 독도와 센카쿠열도가 일본 땅이라고 표현돼 있지만, 법적 구속력이 있는 학습지도요령에 이런 내용을 명시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도발이다.

일본이 이처럼 한국에 화해의 손을 내밀기는커녕 망언을 통해 도발을 계속하는 배경에는 한국에 대한 강경책이 아베 정권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나가미네 주한 대사 등에 대한 일시 귀국 조치에 대해 일본 국민의 72%가 “지지한다”고 답했다.

동시에 향후 한일관계의 전망에 대해서는 “변함없을 것”이라는 답변이 53%로 가장 많았다. 일본이 지금처럼 강공을 펼쳐도 양국 간의 관계가 변함없이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이 우세한 셈이다. 같은날 발표된 요미우리신문의 여론조사에는 소녀상 관련 대응이 적절했다는 비율이 75%나 됐다.

한국과 일본이 대치하는 상황에서 아베 총리의 지지율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으로 미일관계가 불안하고 이웃나라 한국과의 사이도 악화 일로를 걷고 있으며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중국과의 갈등도 격화되는 상황에서 내부 결속이 오히려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니혼게이자이의 조사에서는 66%, 요미우리의 조사에서는 61%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두 신문의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은 각각 26%와 31% 뿐이었다.

일본 정부가 망언 등을 통해 한국을 자극하고 있는 것은 한국 정부가 문제 해결에 의지를 밝히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지난 23일 소녀상에 대해 “기본적으로 민간에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정부가 관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초관심사항이기 때문에 정부도 관심을 갖고는 있다. 여러 루트로, 여러 채널로 협의를 해나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양국 관계의 골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데에는 미국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에서 도널드 트럼프로 바뀐 상황도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그간 한일 양국 간 중재자 역할을 하며 갈등 해소에 나섰었다.

여러가지 돌발 상황 외에 이미 예정된 일정만 봐도 두 나라 사이의 관계 개선은 당분간 쉽지 않아 보인다. 다음달 22일에는 시마네(島根)현이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강행할 예정이며 3월 중에는 일본의 학습지도요령이 개정될 계획이다.

4월 24~28일에는 남부 유럽 모나코에서 국제수로기구(IHO) 제19차 총회가 열려 양국 정부가 IHO의 국제표준 해도집 ‘해양과 바다의 경계(S-23)’ 개정 문제와 맞물려 동해 표기를 놓고 치열한 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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