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美 국무, 언론 인터뷰서 ‘외교적 해법’ 무게
미국이 북한과의 ‘직접 양자대화’ 가능성도 언급하며, 북한 문제의 ‘외교적’ 해법에 무게를 싣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았다.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 미국 공영라디오 NPR과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대화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미 대화가 국제 분쟁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을 주겠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분명히 그것(북미 대화)가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방법일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북한은 올바른 의제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는지를 결정해야 한다”며 “올바른 의제라는 것은 단순히 (핵개발을) 몇 달이나 몇 년간 멈췄다가 재개하는 것이 아니다. 지난 20년간 의제는 그래왔다”라고 말했다.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을 의제로 한다면 북미 양자대화에 나설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틸러슨 장관은 “북한의 말을 들어보면 그들이 핵무기를 가지려는 이유는 체제 유지를 위한 유일한 길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라며 “북한에게 ‘체제 유지를 위해 무기를 보유할 필요가 없다. 미국은 체제 붕괴나 빠른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 미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원한다’는 것을 납득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미국의 북한의 정권 교체나 체제 붕괴를 원하지 않는다. 통일을 가속화하기 위한 구실도 찾지 않는다”며 “미국이 원하는 것은 중국이 원하는 바와도 동일하다. 바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틸러슨 장관은 “북한의 위협이 관리 가능한 수준인 한, 미국은 최대한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와 월스트리트저널(WSJ), 폴리티코 등 미국 언론들은 이날 틸러슨 장관의 발언을 전하면서, 미국이 북한과의 직접 대화 가능성을 제시한 점에 주목했다.
WP는 “NPR·폭스 인터뷰에서 틸러슨 장관의 발언이 어떤 의미인지 아주 명확하진 않다”면서도 북미 직접 대화 의사를 밝힌 것은 기존의 대북 기조에서 “분명히 변화”한 것이라고 표현했다.
폴리티코도 틸러슨 장관의 발언은 미국 이전 정권이 주로 다자 협상을 통한 북핵 해법을 추구해온 것과 대비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과 “매우 심각한” 충돌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하면서도 “외교적으로 문제를 풀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