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폴란드계 유권자를 의식한 행보로 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 등 유럽의 전통우방을 제치고 폴란드를 첫 방문지로 선택했다. 이는 에너지 수출과 미국 내 폴란드계 출신의 수십만명 유권자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트럼프 대통령은 독일 G20 정상회담을 앞두고 오는 6일 폴란드를 공식 방문한다고 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 현지언론이 전했다. 백악관은 “2001년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당선 후 유럽에서 폴란드를 먼저 방문했다”면서 “폴란드는 나토의 충성스러운 회원국이며 에너지 교역국으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워싱턴 정가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가 회자하고 있다. 이번 G20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 기후변화협약 탈퇴와 방위비 부담 증액을 요구해온 발언들 때문에 유럽 정상들에게 냉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폴란드는 트럼프 대통령 방문에 엄청난 환영 인파를 동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는 수십만 폴란드인 앞에 선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을 국내 유권자들에게 보이고 싶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또 수십만에 달하는 미국의 폴란드계 유권자를 의식했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대선 때 미시간과 위스콘신 등에서 박빙의 승리를 거둔 것은 바로 이들의 지지 때문이었다. 이들은 폴란드의 전쟁 영웅을 기리는 바르샤바의 크라신스키 광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 아니라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과도 연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르샤바 방문 시 발틱해와 아드리아해, 흑해 등 3개 해역 12개국과의 정상회의에서 이들의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고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8일에서 4일 사이에 영국을 ‘기습방문’할 수 있다고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반(反) 트럼프 시위를 의식해서 인지 방문 24시간 전에 일정을 알려 확정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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