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사오보 임종 임박 “해외에서 죽고싶다” 출국 요구

류사오보 임종 임박 “해외에서 죽고싶다” 출국 요구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17-07-09 15:48
수정 2017-07-0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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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가석방된 중국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61)가 미국과 독일 의료진에게 ‘죽더라도 해외에서 죽고 싶다’며 해외 출국을 요청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明報) 등이 9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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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 앞둔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
임종 앞둔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 간암말기 판정을 받은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61)가 임종할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7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류샤오보의 가족은 의료진으로부터 병세가 악화해 더는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듣고 밤을 새우며 병상을 지키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일 트위터에 올라온 류샤오보-류샤 부부의 모습. 2017.7.7 [둬웨이 캡처=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류샤오보는 8일 랴오닝(遼寧) 성 선양(瀋陽)의 중국의대 제1병원을 방문해 자신을 진료한 미국 M.D.앤더슨 암센터의 간암 전문의인 조셉 M. 허먼교수와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의 마르쿠스 W. 뷔흘러 교수에게 영어로 해외에서 치료를 받고 싶다며 독일을 가장 선호하고 미국행도 원한다고 말했다.

류샤오보의 지인은 전날 류샤오보의 의식이 맑았다며 정상적인 대답이 가능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류샤오보 부부의 친구 모지수(莫之許)는 병원이 류샤오보가 이동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고 말했다.

병원은 공지문에서 중국 전문가들이 류샤오보의 간암 상태가 이미 말기에 도달해 이동이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미국과 독일 의료진도 류샤오보가 해외에서 더 잘 치료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전날 류샤오보의 형제들과 이들의 배우자가 문병할 수 있도록 허락해 곧 임종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하고 있다. 병원은 인권활동가의 방문과 국내외 언론의 취재가 늘어나자 경비를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은 중국 당국에 류샤오보 면담을 요청했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중국 당국에 유엔의 류샤오보 접촉을 허용하라고 촉구했다.

탐사 전문 매체가 팩트와이어가 류샤오보의 지인으로부터 입수한 동영상에 따르면 류샤오보는 체포되기 이틀 전인 2008년 12월 6일 진행한 인터뷰에서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이 1998년 중국을 방문했을 때 중국 당국으로부터 의료 가석방으로 중국을 떠나라는 설득을 받았지만, 1년 반밖에 남지 않은 노동교화형을 채우겠다며 거절했다고 밝혔다.

류샤오보는 인터뷰에서 “중국에서는 작은 감옥을 떠나 더 큰 감옥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 프라이버시가 없다. 체포되지 않으면 경찰이 항상 문앞에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류샤오보는 1996년 10월 8일 ‘사회질서교란죄’로 노동교화형 3년형을 선고받은 뒤 1999년 석방됐다가 2008년 말 중국의 광범위한 민주화를 요구하는 ‘08헌장’ 선언을 계기로 이듬해 12월 베이징 제1중급인민법원에서 국가전복선동죄로 11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2010년 옥중에서 중국인 최초로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으며 지난 5월 말 교도소 건강검진에서 간암 말기 판정을 받아 외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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