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적발된 마약 운반 비둘기
가디언 캡처
경찰은 ‘수스크’라고 불리는 유명한 마약상을 검거하기 위해 서부 이라크 국경과 맞닿아 있는 케르만샤 지역을 급습했다가 비둘기 100마리를 발견했다. 마약 조직은 훈련받은 비둘기의 다리에 작은 플라스틱 통을 부착해 그 속에 마약을 넣어 날려보내는 방식으로 마약을 조달해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비둘기는 이란 문화에서 중요한 존재다. 비둘기 경주가 이란에서 전통적으로 매우 인기 있는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일부 소도시와 농촌 지역에서는 옥상이나 정원에 엄청난 수의 비둘기를 키우면서 경주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이란에서 마약 중독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면서 비둘기는 ‘마약 운반책’으로 전락했다. 사법당국에 따르면 인구 약 8000만명의 이란에서 300만명이 현재 마약에 중독되어 있다. 특히 청년층과 아프가니스탄에서 넘어온 이주자들이 값싸게 구할 수 있는 마약에 빠져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은 아편 5㎏ 또는 헤로인 30㎏을 소지하고 있어도 사형에 처해질 정도로 마약 범죄를 엄하게 다스리고 있다. 이란에서 올해 상반기 동안 집행된 239건의 사형 가운데 마약 관련 혐의는 129건에 달한다.
이란 이외에서도 비둘기는 마약 운반책으로 쓰이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쿠웨이트에서 마약이 담긴 작은 배낭을 맨 비둘기가 경찰에 적발됐으며, 2011년에는 콜롬비아에서도 코카인을 운반하는 마약 비둘기가 발견되기도 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