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EMP 위협은 과장돼… 감행 시 北자체 피해도 엄청날 것”

“北 EMP 위협은 과장돼… 감행 시 北자체 피해도 엄청날 것”

입력 2017-09-07 13:49
수정 2017-09-07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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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문가들 “군 지휘통제 인프라 등 손실 때문에 어려울 것”

북한이 수소폭탄으로 핵전자기파(EMP) 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주장은 과장됐으며, 감행 시 자신들도 상당한 피해를 감수해야 하므로 ‘위협용’에 불과하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이런 분석은 북한이 6차 핵실험(3일) 이후 관영 매체들을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장착용 수소폭탄두 등 핵무기를 이용한 EMP 공격 위력을 잇따라 선전한 직후 나와 주목된다.

EMP 공격은 전기·전자 기기를 망가뜨릴 수 있을 정도로 매우 강한 전자기파를 발생시켜 기기나 통신시설 등 인프라를 파괴하는 것으로, 특히 수백 km 상공에서 핵폭탄을 터뜨릴 경우 지표면과 거리가 멀기 때문에 즉각적 인명 피해는 없지만, 순간적으로 엄청난 강도의 전자기파가 발생한다.

미 전략예산평가센터(CSBA) 소속 항공 전문가인 마크 군징어 연구원은 안보 전문매체 더 내셔널 인터레스트(TNI)와의 회견에서 “북한이 정교하지 않은 EMP 무기로 한반도 상공에서 공격을 감행한다면 병력뿐만 아니라 전선 지휘통제 인프라의 손실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네트워크와 첨단 탐지 장비 의존도가 높은 미군의 손실이 더 클 것이라면서 “보호 체계를 충분히 갖추지 않는 군 체계나 네트워크에 손상을 끼칠 수 있을 것이지만, 이는 (이론적으로나) 가능할 뿐 실제로는 희박하다”고 평가절하했다.

같은 센터 소속 브라이언 클라크 선임 연구원도 “(예산 문제 등으로) 미국의 대다수 체계는 EMP 공격에 대한 강력한 방어망을 갖추지 못한 상태”라며 “방어망을 갖춘 일부도 냉전 당시 갖춰진 구형”이라고 실토했다.

클라크는 “고도도에서 폭발한 핵무기가 저고도에서도 상당한 EMP 효과를 낼 수 있는지 더구나 북한이 자체 역량 손실 없이 EMP 공격을 감행할 수 있을지는 불명확하다”고 회의론을 제기했다.

그러나 북한이 대도시나 인구집중 지역을 표적으로 핵무기 사용을 하지 않은 채 한미연합군 병력만을 겨냥하거나 EMP 폭발을 시도할 경우에도 미국으로부터 핵 보복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의 조수아 폴랙 연구원은 “누군가가 북미 전역 전력망을 마비시키는 초강력 EMP 무기로 공격을 감행한다면, 미국 대통령이 팔짱만 낀 채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잖아?’라고 생각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폴랙 연구원은 “미국이 예전 한 1.4 메가톤급의 핵실험으로 수백 킬로 떨어진 하와이 호놀룰루의 일부 가로등들이 쓰러진 것을 보면서 EMP 개념이 과장됐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며 “상대방이 가공할 파괴력을 지낸 핵무기로 공격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보복을 예상하는 게 가장 보편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핵확산 반대 지원단체인 ‘플로쉐어스 펀드’(Ploughshares Fund)의 조지프 서린시온 대표도 “적국이 어떤 이유로든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상대방(미국)으로부터도 가공할만한 핵 보복을 당할 것이 자명하므로 EMP 공격은 미친(loony) 생각에 불과하다”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북한은 노동신문 등 관영 매체들을 통해 “우리의 수소탄은 전략적 목적에 따라 고공에서 폭발시켜 광대한 지역에 대한 초강력 EMP 공격까지 가할 수 있는 다기능화된 열핵전투부”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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