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로 설전…무어 “당신 대통령직하고 헷갈렸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꾸준히 비판해온 유명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와 트위터 설전을 펼쳤다.무어가 직접 출연한 브로드웨이 1인극 ‘내 굴복의 조건’(The Terms of My Surrender)의 종연이 그 계기가 됐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연극이 완전히 막을 내린 지 6일 뒤인 전날 트위터를 통해 “엉성한(sloppy) 마이클 무어의 쇼가 브로드웨이에서 완전한 대실패(total bomb)를 했고 막을 내리도록 강요당했다. 슬프다”고 말했다.
이번 트윗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풍자한 이 연극과 관련해 처음으로 내놓은 반응이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연극이 부진한 흥행 실적으로 조기 종연하는 것처럼 적었지만, 무어 측은 처음부터 12주 일정으로 공연한다는 사실을 미리 밝힌 바 있다. 마지막 무대가 펼쳐진 10월22일은 예고한 대로 12주를 꽉 채운 시점이었다.
그러자 무어도 트위터를 동원해 조목조목 반격했다. 그는 “당신은 내 브로드웨이 대히트작을 당신의 대통령직과 헷갈린 것 같다”면서 “당신의 대통령직은 완전한 실패이자 정말로 일찍 끝날 것이다. 슬프지는 않다”고 적었다.
무어는 지난주 초 발표한 성명을 통해서도 “브로드웨이에서의 100차례 공연은 내 커리어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경험이었다”고 자부했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을 풍자한 무어의 1인극 흥행 성적은 객관적으로 누구의 주장에 더 가까울까.
NYT는 제한된 공연 횟수와 평범한 수익을 고려할 때 재정적인 측면에서 ‘완전한 대실패’도 ‘대히트작’도 모두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극장주와 제작자 등 브로드웨이 극장가 관련 협회인 ‘브로드웨이리그’ 집계를 보면 이 연극은 모두 7만4천484명이 관람해 420만 달러(약 47억 원)의 총수입을 올렸다. 종종 객석의 4분의 3 정도가 채워졌다고 NYT는 전했다.
그럼에도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잘 아는 것처럼” 다수의 브로드웨이 연극이 재정적으로 실패한다고 지적해 무어의 손을 살짝 더 높이 들어줬다. 트럼프 대통령이 청년 시절인 1970년 조연출한 연극 ‘파리 이즈 아웃’(Pris Is Out)의 흥행 참패를 꼬집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연극 ‘해밀턴’의 한 배우가 당시 관람 중이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에게 비판적 발언을 하자 “매우 과대평가된 연극”이라고 공격한 적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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