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혜택 못 받은 저소득층 중심
대규모 재정 흑자를 낸 홍콩 정부가 150만 명 이상의 홍콩 시민에게 4천 홍콩달러(약 55만 원)씩 지급할 예정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3일 보도했다.빅토리아 피크에서 바라본 홍콩 시내의 모습.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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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홍콩 정부가 당초 예상했던 163억 홍콩달러의 무려 10배에 가까운 재정 흑자 규모이다.
홍콩 정부가 이 같은 재정 흑자를 만끽한 것은 중국 본토인의 막대한 투자와 긴축 재정 덕분이다.
홍콩 정부의 최대 수입원은 부동산과 주식을 매입할 때 부과하는 인지세(stamp duty)인데, 홍콩을 안전한 투자처로 여기는 본토 자금이 몰리면서 1989년부터 지난해까지 인지세 수입이 연평균 9.4%씩 급증했다.
더구나 홍콩 정부는 인구 고령화로 인한 소득세 수입 감소와 복지비용 지출 증가 등으로 2021년부터 정부 재정이 적자로 돌아설 것을 우려해 긴축 재정을 유지해 왔다.
막대한 재정 흑자를 올린 홍콩 정부는 소득세, 수익세에 대한 세금 환급과 노인, 장애인 등에 대한 복지 확대를 중심으로 200만 명의 홍콩인에게 500억 홍콩달러(약 7조 원)에 달하는 혜택을 주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러한 혜택이 중산층에 집중되고 복지 지원을 받지 않는 저소득층은 소외됐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입법회 의원들은 현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으면 올해 예산안을 거부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에 홍콩 정부는 100억 홍콩달러(약 1조4천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해 150만 명 이상의 홍콩 시민에게 4천 홍콩달러씩 지급할 방침이다.
이는 월수입 1만5천500 홍콩달러(약 210만 원) 이하의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이뤄질 예정이지만,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홍콩 시민도 다른 여러 요인을 고려해 지급 대상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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