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경매로 팔려나간 16세 남수단 소녀

페이스북 경매로 팔려나간 16세 남수단 소녀

김태이 기자
입력 2018-11-21 10:17
업데이트 2018-11-2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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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매체 여성인권 보호 미흡 논란

아프리카 남(南)수단의 한 소녀가 페이스북에 올려진 경매 게시문을 통해 신붓감으로 팔려나간 사실이 드러나면서 페이스북이 비난에 직면했다고 CNN방송 인터넷판이 21일 보도했다.
지난 10월 25일 페이스북에는 남수단에 사는 16세 소녀를 신붓감으로 내놓는 경매 게시문이 올라왔다. 이 글은 가족이 아닌 마을 사람 중에서 누군가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 측은 문제의 게시글을 확인하자마자 삭제했지만 소녀는 이미 팔려나가 결혼까지 마친 상태였다.

어린이 인권보호 운동을 펼치는 ‘플랜 인터내셔널’(Plan International)에 따르면 이 소녀의 페이스북 경매에는 5명의 남자가 참여했는데, 그중에는 남수단 정부의 고위 관리들도 포함돼 있었다.

또 소녀의 아버지는 딸 몸값으로 암소 500마리, 자동차 3대와 1만 달러를 받았다고 한다. 이는 남수단에서 알려진 신부 몸값으로는 최고치로 전해졌다.

인권단체들은 페이스북 같은 소셜 미디어 매체가 가난한 사람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인신매매에 악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남수단에서 활동하는 ‘플랜 인터내셔널’의 조지 오팀은 “오늘날 세계 최대의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에서 구매혼이 이뤄질 수 있다는 사실은 믿기 어려운 일”이라면서 그 대상이 되는 소녀들의 나이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고 개탄했다.

그는 “첨단기술을 야만적으로 쓰는 것은 현대판 노예시장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성 평등 운동 단체인 ‘이퀄리티 나우’의 아프리카 지역 활동가인 주디 기타우는 “수단에서 계속 이슈가 되는 여성인권 침해가 늘어나도록 페이스북이 장을 마련해 주는 것은 문제”라며 여성 인권이 보호받을 수 있게 모니터링에 더 많은 인적 자원을 쏟아부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페이스북 측은 문제가 됐던 신붓감 경매 게시문이 10월 25일부터 15일간 올라 있었다며 “우리는 포스팅은 물론이고 광고 등 어떤 형태의 인신매매 관련 내용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논란을 일으킨 해당 내용을 삭제하고 이를 올린 계정을 영구히 쓰지 못하도록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페이스북은 “모니터링 요원을 3만 명 이상으로 2배 늘리고 기술 개발에도 투자하는 등 우리의 계정 운영정책에 어긋나는 콘텐츠를 찾아낼 방법들을 지속해서 개선하고 있다”고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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