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전력 “후쿠시마 오염수, 희석하면 마셔도 된다”

도쿄전력 “후쿠시마 오염수, 희석하면 마셔도 된다”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0-11-03 17:46
업데이트 2020-11-03 17:46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오염수 저장탱크. 2019.1.23  EPA 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오염수 저장탱크. 2019.1.23
EPA 연합뉴스
스가 총리 방문 당시 도쿄전력 관계자 설명에
스가 총리 “마셔도 되냐” 반문…아사히 보도
아사히 “해양방출 말고 도쿄전력이 마셔보라”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수 해양 방출 결정을 앞둔 가운데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지난 9월 현장 방문 당시 오염수를 정화 처리한 물을 가리키며 “마셔도 되냐”고 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지난 9월 26일 후쿠시마 제1원전을 방문했을 당시 도쿄전력 관계자가 원전 오염수를 정화 처리한 물에 대해 “희석하면 마실 수도 있다”고 설명하자 “마셔도 되냐”고 질문했다.

그러나 스가 총리가 당시 오염수를 실제로 마시진 않았다고 한다.

아사히신문은 “설사 스가 총리가 마셨다고 해도 오염수에 대해 ‘안전하다’라거나 ‘그러므로 바다에 흘려보내도 괜찮다’라는 인식이 세간에 퍼지진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사고를 일으킨 원자로 내에서 녹아내린(용융) 핵연료를 식히기 위해 주입한 순환 냉각수에 빗물과 지하수가 유입돼 섞이면서 하루 140t에 달하는 오염수가 매일매일 발생하고 있다.
이미지 확대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AP 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AP 연합뉴스
하루 오염수 발생량은 당초 160~170t였지만, 올해 들어 다소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도쿄전력은 방사성 물질을 함유한 오염수를 특수한 정화 장치를 이용해 걸러내고 있지만, 현재 기술로는 미약하게 방사선을 방출하는 삼중수소(트리튬)까지 걸러내진 못한다.

게다가 2018년 8월, 정화 처리된 오염수에 삼중수소 외에도 스트론튬과 요오드 등과 같은 방사성 물질가 함유된 것으로 드러났다.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내 오염수 저장탱크는 2022년 10월이면 가득 차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지난달 27일 관계 각료회의를 열고 오염수 해양 방출을 결정할 계획이었지만, 가지야마 히로시 경제산업상의 판단으로 결정이 보류됐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2017년 10월 선거운동차 원전사고가 발생했던 후쿠시마에 들러 후쿠시마산 쌀로 만든 주먹밥을 시식하고 있다. 2017.10.10  EPA 연합뉴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2017년 10월 선거운동차 원전사고가 발생했던 후쿠시마에 들러 후쿠시마산 쌀로 만든 주먹밥을 시식하고 있다. 2017.10.10
EPA 연합뉴스
‘희석하면 마실 수 있다’는 도쿄전력의 설명에 대해 아사히는 “도쿄전력의 ‘간편한’ 태도는 이해하기 어렵다”며 “마실 수 있다면 해양 방출 등을 하지 않고 도쿄전력과 경제산업성에서 음료용으로 사용하면 (어떨까)라고도 생각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