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사용될 야마카와출판 중학교 역사교과서 대상
문부과학상 앞으로 ‘출판사에 삭제 권고’ 요청서 보내
추석 연휴에도 계속되는 수요시위
추석 연휴 첫날인 30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제1459차 정기 수요시위가 열리고 있다. 2020.9.30.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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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케이신문은 19일 우익단체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과 ‘위안부 진실 국민운동’이 올해 검정을 통과해 내년부터 사용될 야마카와(山川)출판의 중학교 역사교과서에서 ‘종군위안부’ 관련 기술을 삭제하도록 해당 출판사에 권고하라는 요청서를 전날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문부과학상 앞으로 보냈다고 보도했다.
위안부 문제는 진보 성향 잡지인 ‘슈칸 긴요비’(週刊 金曜日) 발행인 겸 사장인 우에무라 다카시(植村隆) 전 아사히신문 기자가 1991년 8월 위안부 피해자인 김학순 할머니(1997년 작고) 증언을 처음 보도하면서 한일 간 최대 외교 쟁점으로 떠올랐다.
일본 정부는 결국 1993년 8월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당시 관방장관의 담화(고노담화)로 위안소 관리 및 위안부 이송에 일본군이 직접·간접적으로 관여했다고 인정하고 반성과 사죄를 표명했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이를 계기로 1995년 검정 때는 일본의 전 출판사 교과서에 위안부 문제가 실렸다.
그러나 ‘종군위안부’ 호칭을 둘러싼 논란과 해당 교과서를 사용하는 학생의 성장기를 고려하지 않은 기술이라는 비판론이 일본 내에서 확산한 영향으로, 2004년부터 역사 교과서에서 위안부 기술 자체가 일제히 사라졌다.
그러다가 2015년 검정 때 진보 성향인 마나비샤(學び舍)출판의 역사 교과서에 다시 등장한 위안부 관련 내용이 올해 검정을 통과한 야마카와출판의 교과서에도 선보였다.
야마카와출판은 위안부 관련 내용을 다루면서 한 문장으로 “전지(전쟁터)에 설치된 ‘위안 시설’에는 조선, 중국, 필리핀 등에서 여성이 모집됐다(이른바 종군위안부)”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새역모 등은 하기우다 문부과학상에게 보낸 요청서에서 “(종군위안부는 증거로 뒷받침되지 않는) 강제 연행 이미지와 깊이 연관 지어 사용될 수 있는 말”이라며 관련 기술이 정부 견해 등에 비추어 볼 때 부당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단체가 거론한 ‘정부 견해’는 역사 수정주의를 내세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내각이 강제 연행을 직접 지시한 것과 같은 공식 문건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고노담화’를 계속해서 부정하는 입장을 취해온 것을 말한다.
산케이신문은 야마카와출판의 교과서가 고노담화처럼 ‘이른바 종군위안부’라고 기술하고 있다면서 고노담화 외에는 근년에 일본 정부가 ‘종군위안부’라는 표현을 쓴 사례가 없다고 전했다.
일본의 교과서 검정은 민간이 제작한 교재가 학교에서 사용하기 적절한지를 정부가 심사하는 제도다.
당국은 출판사가 제출한 검정 신청 도서를 검토해 조사·검정 의견을 내고, 출판사는 검정에서 합격하기 위해 이를 토대로 책 내용을 수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검정을 통과한 도서만 일선 학교에서 교과서로 사용될 수 있다.
올해 3월의 중학 교과서 검정에선 역사 과목으로 신청된 9개 중에 우익 성향인 지유샤(自由社)의 ‘새로운 역사 교과서’ 등 2개가 이례적으로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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