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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워싱턴 눈폭풍 6일 후… “신선식품 어디서 살 수 있나요”

美 워싱턴 눈폭풍 6일 후… “신선식품 어디서 살 수 있나요”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2-01-10 12:11
업데이트 2022-01-10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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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폭풍 후 한파로 트럭 물류 힘들자
워싱턴 등 일부 마트, 신선식품 동나

원자재 부족으로 주택 공기 지연 등
글로벌 공급망의 생활 영향 이어져 

바이든, 미 공급망 쥔 대기업 비판
‘수요에 공급 달리는 게 원인’ 주장도  
미국 버지니아주의 한 트레이더조 매장에서 빈 신선식품 판매대를 직원들이 정리하고 있다. 이경주 워싱턴 특파원
미국 버지니아주의 한 트레이더조 매장에서 빈 신선식품 판매대를 직원들이 정리하고 있다. 이경주 워싱턴 특파원
“펜실베이니아주에 물류 창고가 있는데 폭설 후 차량이 움직이질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 대형 체인 마트인 ‘트레이더 조’(Trader Joe‘s)의 버지니아주 한 지점에서 9일(현지시간) 만난 직원은 “본사에서는 곧 신선식품들이 입고 된다고 말하지만 보장할 수는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실제 과일, 우유, 채소 매대는 텅 비었고 ‘악천후가 유통에 영향을 주었다. 죄송하다’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지난해 글로벌 공급망 위기로 연말 상품 부족을 겪은 미국이 연초부터 또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신선식품 부족 현상을 토로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아내와 워싱턴DC는 물론이고 메릴랜드주 칼리지 파크 지역의 식료품점도 찾아갔는데 계란이 없다”고 썼다. 감자, 크림치즈, 샐러드용 채소 등을 어디서 찾을 수 있냐고 묻는 글도 올라왔다.

지난 3일 워싱턴DC 인근 알링턴의 ‘로널드 레이건 내셔널 공항’ 관측소에서 측정된 강설량은 6.7인치(17㎝)로 2019년 1월 이후 최고치였고, 버지니아주 남부와 메릴랜드 동부에는 1피트(30.5㎝)의 폭설이 내렸다. 이후 한파가 이어지며 주요 도로가 얼면서 트럭이 쉽게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지속되는 글로벌 공급망 혼란에 따른 상품 부족 현상도 여전한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원자재 부족으로 주택 건설 기간이 지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택시장조사업체인 ‘존다’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원자재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응답한 업자는 75%였지만 11월에는 90%로 뛰었다. 플로리다주의 한 업체는 평소 공기보다 30~60일 정도 늦어지고 있다고 했다.

공급망 위기는 물가 급등으로 이어진다. 육류는 물론 중고차, 에너지 등 전방위적인 물가 상승이 진행중이며 지난해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0년 만에 최고치인 6.8%를 기록한 가운데 12월에 7.1%로 더 오를 거라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펜타곤 시티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 빵류가 거의 없는 상태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펜타곤 시티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 빵류가 거의 없는 상태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미국 내 공급망을 장악한 대기업들을 타깃으로 삼는 분위기다. 새해 첫 물가 타깃이었던 ‘미트플레이션’(육류 인플레이션)의 경우, 대형 육류가공 업체들을 겨냥해 “경쟁 없는 자본주의는 자본주의가 아니다. 그건 착취”라고 강조했다. 또 소규모 육류 가공업체에 10억 달러(약 1조 2000억원)를 지원해 공급망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바이든은 휘발유 가격이 급등한 지난해 11월에도 연방거래위원회(FTC)에 정유사들의 불법적인 반시장 행위에 대해 조사를 요청한 바 있다. 정유사들이 국제유가가 오를 때는 즉각 주유소 가격에 반영했지만 내릴 때는 늑장을 부린다는 것이다.

WSJ는 이날 사설에서 민주당 내 극좌파인 엘리자베스 워렌·버니 샌더스 의원 등 41명이 최근 천연가스 가격 급등에 대한 통제를 행정부에 요청한 데 대해 “풍부한 양이 해결책”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수요는 급증하는데 공급이 달리는 상황이 공급망 위기의 본질이라는 주장이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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