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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 보는 미·러… 출구 못 찾는 ‘우크라 운명’

간만 보는 미·러… 출구 못 찾는 ‘우크라 운명’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2-01-11 20:32
업데이트 2022-01-12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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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침공 의도 없다” 미 “요구 거부”
일촉즉발 충돌만 피한 8시간 담판
우크라 나토 가입 놓고 대립 첨예
12일 나토·러 회담서 재논의 예정

미국과 러시아가 1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8시간 동안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벌인 담판에서 일촉즉발의 군사 충돌은 완화했으나 쟁점인 우크라이나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교착상태는 이어질 전망이다.

러시아 협상 대표인 세르게이 랴브코프 외무차관은 이날 회담 직후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의도가 없다. (서방은) 어떤 종류의 (긴장) 고조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금지 및 나토의 동진(東進) 차단 등을 담은 자국의 ‘안전보장안’을 수용하라고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미국 및 나토와 안보 협상이 결렬된다면 군사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도 했다.

반면 미국 협상 대표인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은 “우크라이나 스스로 동맹을 택하는 게 국제질서의 기본”이라며 러시아가 요구하는 안전보장안에 대한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기존에 알려진 수출 통제, 글로벌 금융결제망 차단 이외에 “러시아가 예상할 수 없는 수준”의 제재를 단행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러시아가 병력을 축소하고 막사로 복귀하면 (침공) 의도가 없음을 증명할 수 있다”고 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러시아가 10만명 이상의 군을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 배치한 것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고 지적하며 “(러시아의) 침공 위협은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랴브코프 외무차관은 자신들의 안전보장안에 논의를 집중하는 식으로 ‘시급한 처리’를 강조했다. 미국과 빠른 담판을 통해 적어도 우크라이나가 자국의 제국적 부활을 억제하는 상황은 막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반면 유럽지역과 동맹 강화 효과를 누리는 미국은 상대적으로 느긋하다. 셔먼 부장관은 “군비 통제 등은 몇 주 만에 완료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미국은 ‘유럽 동맹 없이 유럽의 안보를 협의하지 않겠다’는 원칙하에 동맹과의 공동 대응을 강조하고 있다.

1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나토·러시아 회담에서도 러시아 측의 안전보장 요구 안이 논의될 예정이지만 나토가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오히려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처한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핀란드, 스웨덴 등 러시아에 인접한 북유럽 국가도 나토 가입을 추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2022-01-1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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