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전 WTA에 확실히 전달” vs “직접 듣지 못했다”
중국 빠져나간 채 펑솨이-WTA의 진실게임으로 축소 가능성
중국 고위 관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뒤 자취를 감춰 전 세계의 우려를 자아낸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36)가 서방 언론과의 첫 인터뷰에서 “난 사라진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가 중국 고위 관리로부터 성폭행 폭로 후 실종설이 나돌자 펑솨이의 안전을 걱정하며 테니스계 인사 등이 소셜 미디어에 올린 사진. 세리나 윌리엄스 SNS 캡처
펑솨이는 “지난 5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과 저녁을 함께 하며 좋은 의견을 나눴다”면서 “바흐 위원장이 내게 선수로 다시 뛰는 것을 고민 중인지,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지 등을 물었다”고 소개했다.
IOC는 레퀴프 보도 직후 성명을 내고 “바흐 위원장과 펑솨이, 현 IOC 위원이자 전 IOC 선수위원장 커스티 코번트리 등 3명이 5일 베이징의 올림픽 클럽에서 만나 저녁을 먹었다”면서 “코로나19 확산이 멈추면 펑솨이가 유럽을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바흐 위원장이 스위스 로잔에 있는 IOC 본부로 펑솨이를 초청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식사 뒤에 펑솨이와 코번트리 위원은 중국과 노르웨이의 컬링 경기를 함께 관전했다”고 IOC는 덧붙였다.
IOC, ‘실종설’ 펑솨이와 영상통화 공개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고위 인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뒤 행적이 묘연해 실종설이 제기됐던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와 직접 영상통화를 했다며 그가 안전하다고 21일(현지시간) 전했다. 2021.11.22
IOC 홈페이지
IOC 홈페이지
IOC는 지난해 말 바흐 위원장과 펑솨이의 두 차례 영상 통화 내용을 공개해 펑솨이가 안전하다고 설득시켰지만 펑솨이의 행방이 여전히 묘연하자 국제사회는 미심쩍은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펑솨이는 “나를 걱정해 준 남자프로테니스(ATP)와 WTA 선수들, 그리고 세계의 모든 운동 선수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다. 하지만 왜 그렇게 걱정했는지 알고 싶다”면서 지난해 12월 싱가포르 매체와의 짧은 인터뷰에서 “누군가가 날 성폭행했다고 말하거나 쓴 적이 없다. 이 점은 분명히 하고 싶다”고 말한 점을 레퀴프에도 거듭 강조했다.
중국 관영매체가 11월 펑솨이의 최근 모습이라며 공개된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펑솨이는 WTA 대신 IOC를 대화 창구로 삼은 이유도 설명했다. WTA 투어 스티브 사이먼 대표는 가장 강경하게 중국 정부를 압박했다. 펑솨이가 안전하다고 WTA에 보낸 메일을 다른 사람이 작성했을 수도 있다며 의심하는 한편, “펑솨이의 안전과 자유 여부에 대한 우려를 지울 수 없다”며 중국 정부와 각을 세웠다.
펑솨이는 “WTA가 연락이 닿지 않아 내가 실종된 것으로 생각했다면 (사태를) 과장해 생각한 것”이라며 WTA 성명에 화살을 돌렸다. 결국 자신의 안전을 WTA에 확실하게 전달했다는 펑솨이와 이를 직접 전해 듣지 못했다는 WTA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논란은 중국과 IOC가 빠진 가운데 펑솨이와 WTA의 ‘진실 게임’으로 대거 축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병규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