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이트 빌려 뛴 美 선수… 코로나 검사만 45번, 당일 도착 비하인드

스케이트 빌려 뛴 美 선수… 코로나 검사만 45번, 당일 도착 비하인드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2-02-10 07:41
수정 2022-02-10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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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케이시 도슨 우여곡절 출전
솔트레이크·애틀랜타·파리 ‘환승’
“출전만으로도 행복하다” 인터뷰
“진정한 올림픽 정신이다”…감동

라트비아 선수에게 빌려신은 스케이트를 타고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는 미국의 케이시 도슨. AP연합
라트비아 선수에게 빌려신은 스케이트를 타고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는 미국의 케이시 도슨.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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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시 도슨(미국)은 코로나19 검사만 45번을 받고, 도착하지 못한 자신의 스케이트 대신 다른 선수의 것을 빌려 신고 8일(현지시간) 1500m에 출전했다. 기록은 1분49초45, 29명 중 28위였지만 그는 “올림픽 출전은 꿈이었고, 최고의 경험”이었다며 웃었다. AP연합
케이시 도슨(미국)은 코로나19 검사만 45번을 받고, 도착하지 못한 자신의 스케이트 대신 다른 선수의 것을 빌려 신고 8일(현지시간) 1500m에 출전했다. 기록은 1분49초45, 29명 중 28위였지만 그는 “올림픽 출전은 꿈이었고, 최고의 경험”이었다며 웃었다. AP연합
“어차피 1등을 하려고 온 것은 아니었다. 분실한 짐을 찾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올림픽 출전만으로도 행복하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경기. 1분49초45로 출전 선수 29명 중 28위를 했지만 케이시 도슨(22·미국)은 우여곡절 끝에 출전한 경기에서 최선을 다한 것에 만족했다. 그도 그럴 것이 도슨은 올림픽 출전을 3주 앞두고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후 검사에서 네 번 연속 음성이 나와야 하는 출전 조건을 위해 PCR 검사만 45번을 받았다.

24시간 간격을 두고 네 번 연속 음성 판정을 받아야 해 6일 열린 5000m 경기는 포기했지만 남은 1500m 경기를 뛰기 위해 수도 없이 코를 찔렀다. 도슨은 4번 연속 음성 판정을 받고서야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러나 비행편이 마땅치 않았다.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를 출발해, 조지아주 애틀랜타와 프랑스 파리에서 한 번씩 비행기를 환승한 끝에 베이징에 도착할 수 있었다. 비행 시간만 21시간, 공항 대기 시간도 최소 6시간이 넘었다. 도착 시간은 경기 당일인 8일 오전 6시 50분이었다. 여러 번의 환승 때문일까 수화물로 부친 스케이트날이 도착하지 않았다. 짐을 분실했지만 일단 선수촌으로 향했다. 다행히 유니폼은 휴대한 가방 속에 있었다.

도슨은 라트비아 선수에게 스케이트를 빌렸고, 마침내 경기에 출전할 수 있었다. 그는 최선을 다해 얼음 위를 달린 뒤 “그냥 여기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라며 “올림픽이라는 꿈이 나를 계속 움직이게 했다. 나는 지금 올림픽에 있고, 최고의 경험을 했다”며 활짝 웃었다.

중국의 방역 조치로 여러 국가에서 온 선수들이 정신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상황. 매일 PCR 검사를 받고, 감옥 같은 생활을 해야함에도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에 전세계 사람들이 감동했다. 한국 네티즌들은 “진정한 올림픽 정신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미국 선수도, 선뜻 자신의 스케이트를 빌려 준 라트비아 선수도 멋지다”라며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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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시 도슨(미국)은 코로나19 검사만 45번을 받고, 도착하지 못한 자신의 스케이트 대신 다른 선수의 것을 빌려 신고 8일(현지시간) 1500m에 출전했다. 기록은 1분49초45, 29명 중 28위였지만 그는 “올림픽 출전은 꿈이었고, 최고의 경험”이었다며 웃었다. AP연합
케이시 도슨(미국)은 코로나19 검사만 45번을 받고, 도착하지 못한 자신의 스케이트 대신 다른 선수의 것을 빌려 신고 8일(현지시간) 1500m에 출전했다. 기록은 1분49초45, 29명 중 28위였지만 그는 “올림픽 출전은 꿈이었고, 최고의 경험”이었다며 웃었다.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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