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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도 중국서 유래” 주장…WSJ “올림픽 정치적 이용”

“스키도 중국서 유래” 주장…WSJ “올림픽 정치적 이용”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2-02-16 17:42
업데이트 2022-02-1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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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인권 탄압 지역을 스키 기원지로 홍보”

중국 신장 지역서 발견된 알타이 암각화
중국 신장 지역서 발견된 알타이 암각화 중국 신장 지역 알타이 현 인근서 발견된 고대 암각화. 동물을 쫓는 사냥꾼이 발에 긴 막대를 차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중국은 이를 스키의 기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이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개최를 통해 스키의 기원이 중국이라는 주장을 더욱 강화하면서 올림픽을 정치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나침반, 화약, 종이 그리고…스키?”라고 시작하는 기사를 통해 “스키가 1만년 전 중국에서 시작됐다는 주장을 위해 올림픽을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상 스키의 기원은 북유럽에서 유래했다고 여겨진다.

중국이 신장 지역에서 발견된 오래된 암각화에 스키의 기원이 나타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야크나 무스 등 동물 22마리를 쫓는 사냥꾼을 그린 암각화에서 사냥꾼들이 긴 막대를 발에 차고 있는데, 이것이 스키의 기원이라는 것이다.

해발 2987m의 신장 알타이 지역에서 발견된 이 암각화의 연대는 통상 수천년 전으로 추정되는데, 중국 고고학자들은 이 암각화가 홍적세가 끝나고 홀로세가 시작될 무렵인 1만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보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종종 암각화의 추정 연대를 1만 2000년 전까지로 보도하기도 한다.

2015년 신장의 암각화 유적을 합동 조사한 호주와 중국의 고고학 연구팀은 암각화 속 인물이 스키나 썰매를 탄 것처럼 보인다는 점은 동의했지만, 암각화의 추정 연대를 1만년까지 올려잡은 데에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들 연구팀은 이 암각화가 약 4000~5250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봤다.

스키를 타는 모습이 그려진 암각화는 세계 곳곳에서 발견됐다.
고대의 스키 탄 사냥꾼
고대의 스키 탄 사냥꾼 노르웨이의 암각화에 그려진 스키 탄 사냥꾼. 붉은색은 현대에 덧칠한 것이다.
세계유산암각화센터 알타박물관
핀란드와 국경을 맞닿은 러시아의 잘라부르가 마을에서 발견된 암각화에는 스키 폴처럼 보이는 장대까지 손에 들고 스키를 탄 사람의 모습이 새겨져 있는데, 이 암각화의 추정 연대는 약 5000년 전이다.

노르웨이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알타에서도 스키를 타고 동물을 사냥하는 사냥꾼의 모습이 새겨진 암각화가 발견됐다.

기네스북에 따르면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스키 실물은 스웨덴의 이탄습지에 보존돼 있었던 것으로 지금으로부터 4700년 전인 기원전 25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고고학자들은 신장 역시 오랜 스키의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이곳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엔 동의하지 않고 있다.

그저 스키가 어디에서 발명됐든지 약 5000년 전 스칸디나비아 북부, 러시아, 신장 북부, 몽골을 아우르는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됐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어쩌면 스키가 비슷한 시기에 여러 지역에서 독립적으로 등장했을 수도 있다.
2001년에 태어난 중국의 동계스포츠 종목 선수인 디니거 이라무장(왼쪽,크로스컨트리 스키)과 자오자원(스키 노르딕복합)이 4일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진행된 2022년 동계올림픽 개회식 성화 최종주자로 등장해 점화를 하기 전 관중들에게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리무장은 미국 등의 외교 보이콧을 불러온 인권 문제가 제기된 신장위구르족 출신이다. 2022.2.4  베이징 AP 연합뉴스
2001년에 태어난 중국의 동계스포츠 종목 선수인 디니거 이라무장(왼쪽,크로스컨트리 스키)과 자오자원(스키 노르딕복합)이 4일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진행된 2022년 동계올림픽 개회식 성화 최종주자로 등장해 점화를 하기 전 관중들에게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리무장은 미국 등의 외교 보이콧을 불러온 인권 문제가 제기된 신장위구르족 출신이다. 2022.2.4
베이징 AP 연합뉴스
WSJ은 중국이 스키의 기원이라고 주장하는 데엔 정치적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단순히 화약이나 나침반 등 중국에서 유래한 발명품에 하나를 더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스키가 그려진 암각화가 발견된 신장 위구르 지역은 현재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와 중국 간 정치·외교적 갈등의 중심에 있는 곳이다.

미국 국무부와 인권단체들은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 집단학살이 자행되고 있으며 위구르인을 포함한 이슬람 신자를 대상으로 강제동화 정책이 진행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호주의 한 싱크탱크는 2020년 알타이 현에 12개의 구금시설이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중국 당국은 서방이 제기하는 신장 위구르 인권 문제가 거짓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중국은 보란 듯이 신장 출신 위구르족 스키 선수인 디니거 이라무장을 성화 봉송 주자로 선택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디니거 이라무장이 스키의 발상지 출신이라고 강조하는 보도를 내보냈다.

이에 대해 서방 언론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신장 위구르 지역의 인권 탄압 문제로부터 시선을 돌리기 위해 올림픽을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의 신화통신은 디니거 이라무장의 고향이 알타이라고 전하면서 ‘인간 스키의 기원에서 올림픽 무대까지’라는 제목을 뽑기도 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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