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전사자 9861명” 러시아 관변매체 실수로 기밀누설했나

“러 전사자 9861명” 러시아 관변매체 실수로 기밀누설했나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2-03-22 12:32
수정 2022-03-22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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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일간 콤소몰스카야 프라브다
러 국방부 인용해 보도 뒤 삭제
새 기사 올린 뒤 “해킹당했다”

미 정보당국 추산치와 거의 비슷
러시아 공식 전사자 수는 500명

포로로 잡힌 러시아 군인들
포로로 잡힌 러시아 군인들 포로로 잡힌 러시아 군인들이 5일(현지시간) 토요일 우크라이나 키이우(키예프)의 인테르팍스 통신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언론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3.6
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이래 러시아군 전사자가 1만명에 육박한다는 기사가 러시아 매체의 웹사이트에 올라왔다가 삭제됐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미국 CNN방송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일간 콤소몰스카야 프라브다는 지난 20일 인터넷에 올린 기사에서 러시아 국방부를 인용해 개전 후 3주 남짓 동안 사망한 러시아 병사가 9861명, 부상자는 1만 6153명이라고 적시했다.

콤소몰스카야 프라브다는 1925년 소련 공산당 청년동맹의 기관지로 시작한 매체로, 현재는 민영화됐지만 여전히 크렘린궁(러시아 정부)과 협력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사실상 관변매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체가 밝힌 사상자 수는 미국 정보당국이 지난주 보수적으로 추산해 발표한 러시아군 사상자 수와 비슷한 수준이다.

미 당국은 당시 시점까지 전투에서 숨진 러시아 병사는 최소 7000명, 부상자는 2만 1000명에 이를 수 있다는 추정치를 공개했다.

미 당국의 발표 시점과 부상자 중 일부가 사망했을 경우를 생각해보면 미국과 러시아 매체가 언급한 수치가 거의 맞아떨어진다.

반면 러시아군이 공식적으로 밝힌 자국군 전사자 수는 지금까지 약 500명이다.

텔레그래프는 러시아 국방부가 우크라이나에서 1만명 가까운 자국 병사가 사망했다는 사실을 의도치 않게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고 의심했다.

해당 매체는 문제의 기사를 내리고, 사상자 수가 포함되지 않은 다른 기사를 올린 뒤 자사 웹사이트가 해킹을 당해 부정확한 정보가 게재됐다고 해명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공개한 러시아군 포로 영상. 영상 속 러시아 군인은 “여기가 우크라이나인 줄 몰랐다. 군사훈련인줄 알았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공개한 러시아군 포로 영상. 영상 속 러시아 군인은 “여기가 우크라이나인 줄 몰랐다. 군사훈련인줄 알았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CNN은 해당 웹사이트의 HTML 코드를 분석한 결과 사상자 수가 언급된 첫 기사는 모스크바 기준 21일 오전 0시 9분에 최초 게재됐고, CNN 측이 원 기사를 읽은 지 몇 초 뒤인 같은 날 오후 9시 56분에 사상자 수가 삭제된 기사로 교체됐다고 전했다.

또 소셜미디어에서 사상자 수를 언급한 원 기사가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기사 교체가 이뤄졌다고 CNN은 덧붙였다.

옛 소련은 1979년 12월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해 10년간 전쟁을 치르며 약 1만 5000명의 병력을 잃은 바 있다.

이날 콤소몰스카야 프라브다가 언급한 러시아군의 전사자 수가 사실이라면 우크라이나에서 개전 3주 만에 아프간 전쟁 전사자의 3분의 2에 달하는 병력을 잃은 셈이 된다.

한편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자체 집계한 러시아군 전사자 수는 21일 기준 약 1만 500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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