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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정상 모인 날 ICBM 쏜 北… 핵무기 포기로 침공 당한 우크라 영향?

서방정상 모인 날 ICBM 쏜 北… 핵무기 포기로 침공 당한 우크라 영향?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2-03-25 09:38
업데이트 2022-03-25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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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사태로 서방 정상 모인 날 ICBM
핵보유국 지위 인정받으려는 의도로 보여
미국 추가 독자제재 및 유엔 안보리 소집
제재 억지력 크지않고 안보리는 중러 변수
“1994년 핵무기 포기한 우크라의 러 침공
김정은 핵 프로그램 개발 결심 굳혔을 듯”
북한 미사일 발사 장면 자료사진. 2022.01.28 조선중앙TV화면
북한 미사일 발사 장면 자료사진. 2022.01.28 조선중앙TV화면
북한이 지난 24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과 장기적 대결을 철저히 준비해 나갈 것이라며 일정 기간 동안 대화가 아닌 도발에 집중할 뜻을 밝혔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이어 북한을 상대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조선중앙통신은 25일 자신들의 전략무기인 “화성포-17형 시험발사가 단행되었다”며 “이번 시험발사를 통해 무기체계의 모든 정수들이 설계상 요구에 정확히 도달되였다”고 주장했다. 지난 16일 발사 실패 이후 8일만에 ICBM 발사에 성공했다는 의미다.

김 위원장은 “비할 바 없이 압도적인 군사적 공격 능력을 갖추는 것은 가장 믿음직한 전쟁 억제력, 국가 방위력을 갖추는 것으로 된다”며 “새로운 전략무기(ICBM) 출현은 전세계에 우리 전략 무력의 위력을 다시 한번 똑똑히 인식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에 발사한 화성-17형이 최대 정점고도인 6248.5㎞까지 상승하며 1090㎞를 날았으며 비행시간은 4052초(67분)라고 했다.
합동참모본부는 24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응해 동해상에서 합동 지·해·공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 2017년 7월 5일 동해안에서 열린 한미 연합 탄도미사일 타격훈련 도중 한국군 탄도미사일 현무-2A(왼쪽)와 주한미군 에이태큼스(ATACMS)가 동시 발사되는 모습인데 합참이 이날 이례적으로 언론에 제공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연합뉴스
합동참모본부는 24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응해 동해상에서 합동 지·해·공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 2017년 7월 5일 동해안에서 열린 한미 연합 탄도미사일 타격훈련 도중 한국군 탄도미사일 현무-2A(왼쪽)와 주한미군 에이태큼스(ATACMS)가 동시 발사되는 모습인데 합참이 이날 이례적으로 언론에 제공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연합뉴스
특히 김 위원장이 “미국과의 장기적 대결을 철저히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는 부분이 눈길을 끈다. 지금까지 북한의 대화 참여를 요구하면서도 대화를 위한 유인책 제공에는 선을 그어온 조 바이든 행정부가 향후 획기적인 조치를 내놓지 않는 한 북한은 계획된 도발을 지속할 것이라는 의미로 읽힌다.

일각에서는 김일성 110회 생일(4월 15일)을 기점으로 북한이 재차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노동신문은 전날 “김일성 동지 탄생 110돌에 즈음에 7차 4월의 봄 인민예술축전이 혁명의 수도 평양에서 성대히 진행된다”고 밝혔다. 축제 주간을 진행하겠다는 의미여서 그보다는 인민군 창건일(4월 25일)을 D-데이로 삼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이 전날 바이든 대통령의 유럽 순방에 맞춰 ICBM을 발사한 것에 대해 현지 외교가에서는 ‘빈 집’을 노린 것 보다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등을 위해 수십명의 서방 정상들이 모인 상황을 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는 목적이 있었다는 의미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란 핵합의 등으로 소외된 자국 상황을 도발로 반전시키려는 포석도 있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에서 세번째) 등 주요 7개국(G7) 정상이 2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AP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에서 세번째) 등 주요 7개국(G7) 정상이 2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AP
이에 대응해 미국은 24일(현지시간) 미사일 개발을 주도하는 제2자연과학원을 포함해 북한 국적자 1명과 러시아 기관 2곳, 러시아 국적자 1명을 독자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또 북한의 ICBM 발사와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가 25일 오후 3시에 열린다. 북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안보리가 공개회의를 여는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회의 소집은 미국, 영국, 프랑스, 아일랜드, 알바니아, 노르웨이 등 6개국이 제안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대북 제재의 억지력이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고, 안보리 대북 추가 제재도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수미 테리 우드로윌슨센터 한국연구센터 센터장은 이날 트위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김정은 입장에서 핵 프로그램 개발에 대한 결심을 한층 굳히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가 1994년 핵을 포기하지 않았다면 러시아가 쉽게 침공을 결정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점에서 김 위원장이 핵무기 고도화에 나설 이유가 커졌다는 뜻이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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