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우크라군 공격 피하려고…“러, 아이들 ‘인간방패’로 이용”

우크라군 공격 피하려고…“러, 아이들 ‘인간방패’로 이용”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2-04-04 23:03
업데이트 2022-04-04 23:4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이미지 확대
우크라이나 병사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키이우(키예프) 외곽에서 파괴된 러시아군 탱크 위에 올라 셀카를 찍고 있다. 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병사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키이우(키예프) 외곽에서 파괴된 러시아군 탱크 위에 올라 셀카를 찍고 있다.
AP 연합뉴스
“아이들 ‘인간방패’로 이용”
러시아군 만행 폭로돼


러시아군이 아이들을 일명 ‘인간 방패’로 사용됐다는 정황이 폭로됐다.

3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가디언은 러시아군이 퇴각하는 과정에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피하고자 우크라이나 아이들을 인질로 잡아 탱크 등 차량 앞에 태우는 ‘인간 방패’로 활용했다고 폭로했다.

우크라이나 법무부는 이런 정황이 확인된 수미, 키이우, 체르니히우 등에서 조사를 시작했다.

이날 올렉산드르 모투자니크 우크라이나 국방부 대변인은 “러군이 차량을 보호하겠다며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인질로 잡고 탱크 위에 태운 사실이 확인됐다”라고 폭로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정부와 국제기구들은 어린이들에게 행해진 끔찍한 만행을 조사하고 있다. 법정에서 점령군(러시아군)이 저지른 모든 군사 및 전쟁 범죄 행위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계획적인 대학살”이라고 분노했다.
이미지 확대
키이우 외곽 도시에 널브러진 러시아군 탱크
키이우 외곽 도시에 널브러진 러시아군 탱크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북부 외곽 도시인 부차에서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 병사들이 파괴된 채 널브러진 러시아군 탱크와 장갑차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키이우 북부 외곽 도시들을 침공했던 러시아군을 국경까지 밀어냈다. 2022.4.3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가 지난 2월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은 아동은 최소 412명으로 이 중 158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시 모든 국가가 지켜야 하는 제네바 협약에 따르면 전투에 참여하지 않는 민간인은 무조건 보호해야 한다.

만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아이들을 이용했다는 폭로가 사실로 밝혀진다면 국제 재판에 회부될 가능성이 있다.
이미지 확대
14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큰 피해를 본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오볼론 지구의 아파트 건물 주변에서 한 여성 주민이 슬퍼하고 있다. 당국은 이날 포격으로 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2022.3.15 키이우 AFP 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큰 피해를 본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오볼론 지구의 아파트 건물 주변에서 한 여성 주민이 슬퍼하고 있다. 당국은 이날 포격으로 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2022.3.15 키이우 AFP 연합뉴스
“아이들 보는 앞에서 성폭행”…우크라 여성들 증언
최근 러시아군이 키이우 지역을 비롯해 북부서 퇴각하자, 이 지역 여성들의 성폭행 피해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북부에서 밀려나자, 이 지역 여성들은 현지 경찰·언론·인권 단체에 성폭행 피해를 신고했다.

피해 사례에는 집단 성폭행을 비롯해 러시아군이 총으로 위협을 가하거나,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성폭행을 했다는 증언도 있었다.

비영리단체 ‘라 스트라다 우크라이나’ 측은 “우리 단체에 긴급 연락선을 통해 도움을 요청하는 여성들이 수차례 문의해 왔지만, 대다수 경우 교전 탓에 이런 분들을 도와줄 수가 없었다”며 “현재 드러난 상황이 빙산의 일각일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3주 동안 러시아군에 포위된 우크라아니 남부 마리우폴을 가까스로 빠져나와 현재 서부 르비우에 머무르고 있는 나디아 데니센코가 지옥 같은 마리우폴을 떠올리다 눈물을 닦고 있다.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3주 동안 러시아군에 포위된 우크라아니 남부 마리우폴을 가까스로 빠져나와 현재 서부 르비우에 머무르고 있는 나디아 데니센코가 지옥 같은 마리우폴을 떠올리다 눈물을 닦고 있다.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브로바리 지역에 살았던 나탈리아(33·가명)는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군인들이 남편을 총으로 사살했고, 2명의 군인이 어린 아들 앞에서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증언했다.

러시아는 사건의 책임을 회피하고 “성폭행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부인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과 ICC는 신고가 들어온 성폭행 사례에 대한 수사를 개시할 계획이다.

전시 중 성폭행은 1998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관한 로마규정’이 제정된 이후 줄곧 전쟁 범죄의 한 종류로 다뤄져 왔다.
이미지 확대
위성에 찍힌 우크라 민간인 시신 집단매장 터
위성에 찍힌 우크라 민간인 시신 집단매장 터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북부 소도시 부차의 한 교회 앞마당에서 위성으로 촬영된 민간인 희생자 집단매장 터 모습. 미국 민간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스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찍어 3일 공개한 이 사진 윗부분에 길이 약 14m에 달하는 구덩이가 선명하게 보인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최다 300구의 민간인 시신이 포대에 든 채 이 안에 쌓여 있다고 밝혔다. 맥사 테크놀로지스 제공 부차 AFP 연합뉴스 2022-04-04
“우크라 남부 마리우폴 90% 파괴됐다”
러시아군의 집중 공격을 받고 약 한 달째 포위된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이 현재 90%가량 파괴된 상태라고 전해졌다.

AFP 통신에 따르면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시내 인프라의 90%가 파괴고 이 중 40%는 복구 불가하다는 건 안타까운 소식”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약 13만 명이 시내에 갇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이슨 스트라지오소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대변인은 “안전 문제로 우리 팀은 오늘 마리우폴에 도착할 수 없었다”고 로이터 통신에 전했다.

이리나 베르슈추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러시아군이 국제적십자사의 마리우폴 진입을 막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아조우해를 낀 항구도시 마리우폴은 러시아군과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득세한 도네츠크주 최남단에 있는 인구 45만 규모 도시다. 주요 금속 공장이 밀집해 있다.
김채현 기자

많이 본 뉴스

‘금융투자소득세’ 당신의 생각은?
금융투자소득세는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의 투자로 5000만원 이상의 이익을 실현했을 때 초과분에 한해 20%의 금투세와 2%의 지방소득세를, 3억원 이상은 초과분의 25% 금투세와 2.5%의 지방소득세를 내는 것이 골자입니다. 내년 시행을 앞두고 제도 도입과 유예,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
일정 기간 유예해야 한다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