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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쇼이 스타’ 발레리나가 모스크바 떠난 까닭은…

‘볼쇼이 스타’ 발레리나가 모스크바 떠난 까닭은…

백민경 기자
백민경 기자
입력 2022-04-06 09:43
업데이트 2022-04-06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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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반발로

촉망받는 스타 발레리나 자리 떠나

“정부 행동으로 러 명성 심각 훼손”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서 차기작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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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쇼이 발레단의 스타 발레리나 중 한명으로 크렘린의 찬사를 받았던 올가 스미르노바가 지난해 볼쇼이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모습. 이타르 타스 뉴스
볼쇼이 발레단의 스타 발레리나 중 한명으로 크렘린의 찬사를 받았던 올가 스미르노바가 지난해 볼쇼이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모습.
이타르 타스 뉴스
“하루 만에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볼쇼이 발레단의 스타 발레리나 중 한명으로 크렘린의 찬사를 받았던 올가 스미르노바(30).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촉망받던 직장, 가족이 남아있는 고국을 뒤로하고 네덜란드 국립 발레단(DNB)에 입단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자신의 텔레그램에 “내 영혼의 모든 힘을 다해 전쟁에 반대한다”는 글을 남긴 채 비행기에 올랐다.

그는 “러시아를 부끄럽게 여기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면서 “하지만 그냥 말해야 한다고 느꼈다. 내 안에 (이런 말을) 담아둘 수만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러시아 문학을 존경한다. 도스토예프스키와 톨스토이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들”이라며 “그들에게서 정직하고 공개적으로 말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고 자신이 고향을 떠난 이유를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설명했다.
백조의 호수를 연기하고 있는 올가의 모습. 이타르 타스 뉴스
백조의 호수를 연기하고 있는 올가의 모습. 이타르 타스 뉴스
스미르노바는 볼쇼이 발레단 동료들에게서 자신을 지지하는 말은 거의 듣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사람들은 말하기 두려워 한다. 남을 수 밖에 없다면 말하지 않는 쪽을 선호할 것”이라며 “누구나 자신이 어떤 사회에서 살고 싶은지, 살기 위해 어느 정도의 자유가 필요한지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쟁이 가능한 한 빨리 멈추기를 바라고 모국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어 고국을 떠났지만, 여전히 고향 생각에 고통스럽다. 그는 “전체 러시아 국민의 평판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라며 “정부의 행동으로 러시아의 명성이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강조했다.

스미르노바의 부모는 여전히 러시아에 머물고 있다. 그래서 그가 네덜란드행을 결정했을 때 그들은 화를 냈다고 한다. 그는 “부모님은 내가 더 가까이 머물기를 원했기 때문에 내 결정을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볼쇼이 극장에서 열린 조비 탤벗의 발레 ‘겨울 이야기’ 오케스트라 시사회에 앞서 브리핑을 하고 있는 올가 스미르노바. 이타르 타스 뉴스
볼쇼이 극장에서 열린 조비 탤벗의 발레 ‘겨울 이야기’ 오케스트라 시사회에 앞서 브리핑을 하고 있는 올가 스미르노바.
이타르 타스 뉴스
그가 언제 러시아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현재 4월 개봉 예정인 신작 ‘레이몬다’를 위한 준비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다시 리허설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행복하다”며 “어떤 측면에서는 외부의 혼란으로부터 벗어나 조용하게 집중할 수 있는 이곳이 가장 안전한 곳이라고 느껴진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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