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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우크라 무기 지원, 러 시리아戰 사령관 임명… 돈바스 일촉즉발

서방 우크라 무기 지원, 러 시리아戰 사령관 임명… 돈바스 일촉즉발

김소라 기자
김소라, 오달란 기자
입력 2022-04-10 22:14
업데이트 2022-04-11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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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동부 ‘전쟁 2막’ 양상

英총리·EU위원장 등 우크라 방문
“절대 침략받지 않도록 지원할 것”
젤렌스키 “푸틴 나서야 협상 진전”

러, 마카리우서 132명 학살 의혹
새 사령탑 ‘시리아 민간 살해’ 혐의
돈바스 향한 ‘13㎞ 러軍 행렬’
돈바스 향한 ‘13㎞ 러軍 행렬’ 전쟁 목표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점령으로 수정한 러시아군은 수도 키이우 등 북부 주요 도시에 배치했던 무기와 장비를 동쪽으로 실어나르며 ‘전쟁 2막’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의 민간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가 지난 8일(현지시간) 수집한 위성사진에 동부 벨리키 부르루크 마을을 통과하는 러시아 군용 차량 행렬이 포착됐다. 맥사는 수백 대의 차량이 최소 13㎞ 이상 꼬리를 물고 남쪽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벨리키 부르루크 AFP 연합뉴스
‘부차 학살’과 ‘크라마토스크 기차역 폭격’을 계기로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서방과 러시아 간 대립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러시아가 전쟁의 목표를 돈바스 지역 등 우크라이나 동부 점령으로 수정하면서 서방은 잇달아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지원 확대 및 대러 제재 강화를 약속하는 반면 러시아는 최고 야전 사령관을 교체하며 전쟁의 ‘2막’을 준비하고 있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깜짝 방문’했다. 사전에 공개되지 않은 방문으로 주요 7개국(G7) 정상이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키이우 찾은 英총리
키이우 찾은 英총리 주요 7개국(G7)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보리스 존슨(앞줄 왼쪽) 영국 총리가 9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오른쪽)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함께 키이우 도심을 걷고 있다.
키이우 AP 연합뉴스
영국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장갑차 120대와 새로운 대함 미사일 등 1억 파운드(약 1600억원) 규모의 군사 원조와 세계은행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출 보증 확대 등을 약속했다. 존슨 총리는 “영국이 매주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우크라이나가 절대 침략받지 않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정치 지도자가 국제 안보 상황에서 ‘절대’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일이 흔치 않다”면서 존슨 총리가 우크라이나를 향해 전면적이고 강력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고 평가했다.

‘부차 학살’을 계기로 비극의 현장을 확인하려는 서방 지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요제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지난 8일 부차의 집단 무덤을 방문하고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절차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9일에는 카를 네함머 오스트리아 총리가 부차를 찾았다.

러시아군의 집단학살 의혹도 잇따랐다. 키이우에서 50㎞ 떨어진 도시 마카리우의 바딤 토카르 시장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마카리우에서 132명의 민간인을 살해했다”며 시신이 대규모 공동 무덤에서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군에 점령당했던 키이우 인근 부조바 마을에서도 수십 구의 민간인 시신이 주유소 근처 배수로에서 확인됐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돈바스 총공격을 준비하는 러시아군은 시리아 내전에서 민간인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남부군관구 지휘관 알렉산드르 드보르니코프(60) 장군을 이번 전쟁의 총사령탑으로 임명했다고 미국과 유럽 정부 관계자들이 밝혔다. 드보르니코프는 2015년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는 군사작전을 지휘한 인물로, 반군이 장악한 도시 알레포의 인구밀집 지역 폭격을 지시해 대규모 민간인 사상자를 낸 의혹을 받고 있다.

동부 지역에서는 사실상 러시아군이 패배한 키이우 등 북부 지역과는 다른 양상이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잭 와틀링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영국 일간 가디언에 게재한 칼럼에서 “러시아의 항공 방어는 돈바스 지역에서 범위가 비교적 넓으며, 상당한 공군력을 동원해 (공격을) 견딜 수 있을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의 장비 손실률은 지금까지보다 높을 것이며 일부 부대를 재건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공세 강화에 대비해 무기를 지원해 달라고 재차 호소했다. 그는 ‘민간인 집단 살해’ 상황에서도 평화협상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현재까지 푸틴 대통령을 제외한 실무 대표단에 협상이 한정됐다는 점에서 신속한 해결책이 나올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최종 협상안이 되도록 빨리 나오려면 자신과 푸틴 대통령의 양자 정상회담이 필요하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소라 기자
오달란 기자
2022-04-1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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