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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마시다가”…우크라 르비우 미사일 폭격으로 민간인 7명 사망

“커피 마시다가”…우크라 르비우 미사일 폭격으로 민간인 7명 사망

손지민 기자
입력 2022-04-19 10:23
업데이트 2022-04-19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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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서부에서 첫 민간인 사망자
“이제 우크라이나에 안전한 곳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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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서부 르비우까지 미사일 공격
러, 서부 르비우까지 미사일 공격 서부 우크라이나군과 구조대가 18일(현지시간) 서부 도시 르비우에서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된 건물들을 조사하고 있다. 안드리 사도비 르비우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러시아 미사일 5발이 떨어져 최소 7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르비우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의 침공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피란처로 여겨졌던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에 미사일 5발이 떨어지면서 첫 민간인 사망자가 나왔다. 르비우가 피란민의 거점 역할을 했던 만큼 주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커피 마시며 근무 준비하던 주민들, 폭격으로 사망”
18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안드리 사도비 르비우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날 오전 르비우에 미사일 5발이 떨어져 최소 7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지난달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르비우에서 5명이 다친 적이 있지만 사망자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르비우 당국에 따르면 미사일은 창고 3곳과 차고 1곳 등에 떨어졌으며, 당시 해당 시설에는 사람들이 모여 근무 전에 커피를 마시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르비우 등 러시아와 먼 우크라이나 서부는 다른 지역에 비해 전쟁의 영향을 덜 받아 상대적으로 안전한 피란처로 평가받아왔으며 피란민 수만명이 인접국 폴란드로 가기 전 거치는 거점 역할을 해왔다.
‘전쟁통에 손상될라’…조각상에 보호막 씌우는 우크라인들
‘전쟁통에 손상될라’…조각상에 보호막 씌우는 우크라인들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의 국립오페라 극장에서 21일(현지시간) 인부들이 고가 사다리를 이용해 건물 외관에 세워져 있는 조각상에 보호막을 씌우고 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민간 시설 여부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 폭격을 가하고 있다. 2022.3.22 로이터 연합뉴스
최근 르비우에서는 통금 시간이 오후 11시까지로 연장됐고, 주말 동안 도심 술집과 교회 등이 인파로 북적이기도 했다. 공격 전날은 전쟁이 시작된 후 처음으로 폴란드에서 우크라이나로 들어오는 사람이 피란가는 사람 숫자를 앞지른 날이었다.

“그들은 사람이 아니다”…주민들 큰 충격
러시아가 지난달 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전선에서 철수하고 동부 돈바스 지역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만큼 주민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이날 공격으로 숨진 20대 남성의 부모는 “사람이 이런 짓을 할 수 없다. 그들은 사람이 아니다. 야만적인 침략자들이다”라고 비통해했다.

폭격 지점 인근에 사는 70대 주민은 “오전 8시 직전 사이렌 소리를 들었지만 자신은 안전할 거라 여겨 무시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폭격의 충격 때문에 바닥에 쓰러졌다며 “너무 겁이 났다. 모든 게 흔들리고 모든 유리가 산산조각났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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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 된 건물 사이 펄럭이는 우크라 국기
폐허 된 건물 사이 펄럭이는 우크라 국기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서쪽 소도시 보로디얀카에서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 사이에 우크라이나 국기가 걸려 있다. 러시아군은 지난 14일 흑해함대 기함인 모스크바호가 침몰한 뒤 보복 차원에서 키이우 등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대한 공격을 재개했다. 러시아군의 마리우폴 함락이 임박한 가운데 ‘항복하면 목숨만은 살려주겠다’는 러시아의 최후통첩에 우크라이나는 결사항전으로 맞서고 있다.
보로디얀카 AFP 연합뉴스
그는 “멍한 상태로 거리에 있다가 지하실로 대피하라는 이웃 주민의 외침을 들었다”면서 “심장이 쿵쾅거렸다. 로켓 공격이 아니라 (충격파였던 만큼) 운이 좋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공격 당시 버스정류장에 있던 다른 주민은 “르비우가 공격받았을 거라고는 믿을 수 없었고 처음에는 가스 폭발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 지도자들의 결정으로 일반인들이 헛되이 죽는다”면서 “매우 겁이 났다. 이건 잘못됐다. 큰 죄다”라고 비판했다.

폭격 지점에서 1.5㎞ 떨어진 곳에 있었다는 또 다른 주민은 “불안하다. 이게 무엇을 위한 건지 이해할 수 없다”며 불안감에 떨었다.
시리아 앞바다를 순양하던 러시아 흑해함대의 기함 모스크바호. AFP 자료사진 연합뉴스
시리아 앞바다를 순양하던 러시아 흑해함대의 기함 모스크바호.
AFP 자료사진 연합뉴스
사도비 시장은 취재진과 만나 “이제 우크라이나에 안전한 곳과 안전하지 않은 곳의 구분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모두가 안전하지 않다”면서 이번 공격으로 시민들이 공습경보를 더 진지하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러, 기함 침몰하자 수도·서부에 미사일 공격 재개
러시아는 최근 흑해에서 자국 기함 모스크바호가 침몰하자 키이우와 서부 지역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재개했다.

러시아는 모스크바호 침몰 원인이 폭풍우로 인한 탄약 폭발과 화재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우크라이나는 우크라이나군이 쏜 넵튠 지대함 미사일 두 발이 모스크바호에 명중해 침몰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격침설을 부인하던 러시아는 보복이라도 하듯 함선 침몰 직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의 넵튠 미사일 제조 시설을 공습해 우크라이나의 주장에 힘이 실린다.

모스크바호는 길이 187m, 폭 21m에 승무원이 약 500명 이상 선승할 수 있는 미사일 순양함으로 러시아 흑해 해군력의 상징이다. 모스크바호가 우크라이나의 미사일 공격으로 침몰하면서 러시아는 자존심에 상당한 상처가 났다.
손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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