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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까지 뻗는 中 해양굴기…핵잠수함 포위망 만드는 美·호주

남태평양까지 뻗는 中 해양굴기…핵잠수함 포위망 만드는 美·호주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2-06-14 17:58
업데이트 2022-06-15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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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2041년 차세대 SSBN 12척 확보
호주, 공격핵잠수함 앞당겨 도입
中, 솔로몬제도와 안보협정 맺자
호주에 대중 견제 일부 역할 맡겨

미국과 호주가 차세대 핵잠수함 건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남태평양과 남중국해, 대만해협 등에 공격적으로 진출하는 중국의 ‘해양굴기’에 맞서고자 강력한 해양 포위망을 구축하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나온다.

13일(현지시간) 미 해군연구소(USNI) 웹사이트에 따르면 첫 번째 컬럼비아급(1만 8000t급) 전략핵잠수함 ‘SSBN 826’ 기공식이 지난 4일 로드아일랜드주 퀸셋포인트 기지에서 열렸다. 핵잠수함은 추진 동력만 핵인 공격핵잠수함(SSN)과 무기도 핵인 전략핵잠수함(SSBN)으로 나뉘는데, 컬럼비아급 SSBN은 현재 미국의 주력인 오하이오급(8750t급)을 대체할 차세대 전략자산이다. SSBN은 핵 보유국의 핵심 전력으로 유사시 핵 공격을 받아도 바닷속에서 살아남아 보복타격을 가할 수 있다.

첫 번째 잠수함은 2027년 취역할 것으로 USNI는 내다봤다. 미국은 2041년까지 컬럼비아급 SSBN 12척을 확보할 계획이다. 미국이 차세대 SSBN 구축에 나선 것은 갈수록 거세지는 미중 패권 경쟁 상황에서 중국을 압도하는 잠수함 및 핵 전력을 유지하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호주도 2030년까지 버지니아급(7800t급) 핵잠수함 두 척을 미 코네티컷에서 건조해 도입하는 방안에 합의했다고 가디언 등이 12일 전했다. 앞서 호주는 지난해 9월 미국·영국과 안보동맹 ‘오커스’를 창설하면서 “2040년 이후 핵잠수함 선단을 운용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보다 일정을 10년가량 앞당겼다. 핵잠수함 보유 목표도 8척에서 10척으로 늘렸다. 나머지 8척은 호주 남부 애들레이드 조선소에서 미국과 영국의 기술을 지원받아 만든다. 호주가 도입하려는 잠수함은 핵무기가 없는 SSN이다.

호주가 핵잠수함 운용을 서두르는 것은 중국의 공세적 해양 진출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어서다. 중국은 지난 4월 호주와 가까운 솔로몬제도와 안보 협정을 맺고 자국 군인과 경찰을 파견할 수 있게 됐다.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지난달 남태평양 8개국을 방문해 안보·경제 공동체 성격의 ‘포괄적 개발 비전’을 제안했다. 베이징이 남태평양 지역까지 손길을 뻗치자 호주 입장에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 됐다.

미국의 장기적인 중국 방어 구상도 영향을 줬다. 대중 견제 협의체 ‘쿼드’ 4개국(미국·일본·호주·인도) 가운데 일본은 전쟁을 금지한 평화헌법 제9조에 묶여 대만 및 남태평양 문제에 개입하기가 쉽지 않다. 비동맹 노선을 추구해 온 인도 역시 대중 전선을 넓히는 데 소극적이다. 이에 미국은 호주에 핵잠수함을 제공해 작전 반경을 넓혀 주는 대신 대중 견제의 일부 역할을 맡길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2022-06-15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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