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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도 마크롱도 휘청…각국 정치에 흔들리는 ‘러 에너지 제재’

바이든도 마크롱도 휘청…각국 정치에 흔들리는 ‘러 에너지 제재’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2-06-22 16:11
업데이트 2022-06-2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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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비축유 방출 등 실패한 바이든 정유사 압박
“하느님보다 돈 더 번다”, “시추할 석유 남았다”

마크롱 의석과반확보 실패, 콜롬비아 첫 좌파정권

이탈리아 여권은 우크라 무기 지원 문제로 분열

中·인도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 늘리며 제재 구멍
러, 서방 제재 회피… 전쟁 지출은 큰 타격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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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수 없는 기름 값
믿을 수 없는 기름 값 텍사스 휴스턴의 한 시민이 지난 9일(현지시간) 주유기에 찍힌 휘발유 가격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고 있다. 2022.6.12 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에너지 제재 전선’을 구축한 서방이 각국의 국내 정치에 흔들리는 모양새다. 대표적으로 미국은 에너지 가격 급등에 실망한 자국 내 표심을 돌리려 각종 고육책을 내놓고 있지만 ‘백약이 무효’인 상황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유사들이) 시추할 석유가 없다는 생각은 단순히 사실이 아니다. 정제 시설 가동을 늘려야 한다”고 정유사들을 압박했다. 그는 지난 10일 정유사들이 “하느님보다 돈을 더 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규모 전략비축유 방출 등 각종 대책에도 유가 잡기에 실패하자 기업들을 직접 압박하고 나선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주말 ‘유류세 한시면제’를 발표할 전망이지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마저 집권 당시 이를 ‘정치적 술수’로 취급한 바 있다. 배럴(3.8ℓ) 당 5달러에 육박하는 유가 중 유류세는 불과 18.4센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불과 5개월 앞둔 이달 들어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40%에도 못 미치는 최악의 상황이다. 즉, 모든 유가 대책을 끌어내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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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의 첫 좌파 대통령에 당선된 구스타보 페트로 후보가 19일(현지시간) 수도 보고타에서 좌파연합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보고타 AFP 연합뉴스
콜롬비아의 첫 좌파 대통령에 당선된 구스타보 페트로 후보가 19일(현지시간) 수도 보고타에서 좌파연합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보고타 AFP 연합뉴스
 에너지 가격 급등이 견인한 인플레이션 심화는 최근 프랑스에서도 엠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게 하원 선거 패배를 안겼고, 콜롬비아에서 역대 첫 좌파정권이 탄생한 배경이 됐다.

 각국의 정치적 상황이 대러 제재 공조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대러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이탈리아에서는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두고 여권이 분열해 이중 일부가 이날 새 정당 창당을 선언했다.

 특히 인도와 중국의 러시아 원유 수입 증가는 제재에 큰 구멍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지난 2월말 기준으로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은 우크라이나 전쟁 전보다 25배 이상 늘었고, 중국의 지난 5월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은 전월보다 28% 증가했다. 3~5월에 러시아의 유럽 원유 수출량은 하루 평균 55만 4000 배럴 줄었지만, 인도와 중국 등 아시아 지역 수출량은 50만 3000 배럴 늘어 상쇄됐다.

 다만, 러시아가 서방 제재로부터 피해를 꽤 회피하고 있음에도 전쟁 장기화로 지출이 급증하면서 오는 하반기에는 경제 충격이 현실화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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