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원화가치 8% 하락…“미중 갈등에 해외직접투자 상승 영향”

3분기 원화가치 8% 하락…“미중 갈등에 해외직접투자 상승 영향”

이태권 기자
입력 2022-10-09 16:57
수정 2022-10-0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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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킹달러 여파에 주요국 中 3번째 급락
英 파운드, 日 엔화보다도 낙폭 커
미중 갈등·美 투자압박에 해외직접투자↑

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02.4원)보다 6.6원 상승한 1409.0원에 출발해 1412.4원에 마감했다. 2022.10.07. 뉴시스
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02.4원)보다 6.6원 상승한 1409.0원에 출발해 1412.4원에 마감했다.
2022.10.07. 뉴시스
이른바 ‘킹달러’ 현상의 여파로 세계 주요국 통화들의 약세가 이어진 가운데 우리나라 원화는 그중에서도 최근 3개월간 3번째로 급격한 가치 하락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지난 7일까지 최근 3개월 동안 8.0% 가량 떨어졌다. 미국을 제외하고 같은 기간 블룸버그가 집계한 31개국 통화 중에서는 아르헨티나 페소화(-15.2%), 뉴질랜드달러(-9.2%)에 이어 3번째로 큰 낙폭이다.

영국 파운드화(-7.56%)나 일본 엔화(-6.48%)도 마찬가지로 달러화 강세의 유탄을 맞았지만 원화 하락 규모에는 못 미쳤다.

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엔화와 유로화 등 주요 6개국의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 지수의 4분기 기술적 저항선 상단을 116.80 부근으로 전망했다. 현재 달러 지수는 112대지만, 4분기에도 달러화의 가치가 주요 통화에 비해 4%가량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블룸버그는 한국 기업들의 해외 직접투자 증가를 원화 약세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분석했다.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서 미국의 투자 압박이 거세지고 있고, 미국의 기술 및 장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삼성전자와 같은 국내 제조기업이 이같은 압박에 특히 취약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작년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외국인직접투자와 주식·채권 매입을 통해 한국이 해외 경제에 투자한 규모는 890억 달러로 10년 전 대비 9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지정학적 긴장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세계적 경기후퇴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여전하다”며 “달러 외 다른 통화가 연말 전까지 지속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북한 핵실험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중국·대만 간 긴장 관계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를 강화시킬 수 있다고 봤다.

특히 미국으로서는 강달러를 통해 자국 인플레이션을 타국에 넘기는게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도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달러 강세 속 원화 약세 기조는 한동안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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